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4%(1.49달러) 상승한 39.15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2.3%(92센트) 오른 40.63달러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를 확신하는 선언을 한 데 이어, 전날 발표된 원유 공급량 자료에서 미국 원유재고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난 영향이 있었다.
유가 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이란 제재를 강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원유 생산량 감축을 지지할 가능성이 커 유가 강세의 요인으로 평가된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녹색 정책과 이란에 대한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스탠스로 인해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스타드에너지의 아르템 아브라모브 셰일 리서치 본부장은 “바이든 후보가 승자로 나서더라도 미국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존의 석유세의 인센티브가 없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이와 별개로 미국의 원유재고 급감은 지난주 발생한 허리케인 ‘제타’가 멕시코만에 피해를 입히면서 생산량을 저하시킨 영향이 있었다. 이 피해로 미국 원유재고는 80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주 미국의 주간 원유 수출량은 하루 120만 배럴 감소한 약 23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유가는 OPEC 산유국들과 러시아가 1월부터 계획된 OPEC+의 석유 생산 증가 계획을 연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도 반응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연료 수요 회복이 더뎌진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이 락다운(이동봉쇄령) 조치를 재시행 하면서 석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상황이다. 다만 증산 계획이 연기된다면 당분간 유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