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 사은품으로만 제공
출시하진 않았지만,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이뤄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갤럭시홈 미니'에 '하이 빅스비'외에 '새미(Sammy)야'라고 부를 수 있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8월 AI(인공지능) 스피커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갤럭시홈'을 처음 선보였다. 당시 '갤럭시홈' 공개 후 삼성전자는 경쟁 제품들이 소형화되고 성능이 다양해지자 디자인과 기능에 변화를 준 '갤럭시홈 미니'로 전략을 바꿨다.
지난해 9월 '갤럭시홈 미니'의 베타테스트를 시작하며 출시가 임박해 보였지만,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출시 소식은 없다. AI 스피커 공개 후 2년이 지났지만 출시되지 않은 셈이다.
이미 '갤럭시홈 미니'가 사은품 신세로 전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 초 갤럭시S20 구매자에게 사은품으로 증정했고, 이번 달에는 '2020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에서도 사은품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1000만 원에 재등장
공식적으로도 '갤럭시홈 미니'의 흔적은 지워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공식 카탈로그 3·4월호, 7·8월호에 실렸다가 현재는 삭제됐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홈페이지의 '갤럭시홈 미니' 소개 페이지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다.
10일 '갤럭시홈 미니' 소개 페이지에는 '판매가 종료된 상품입니다'란 글과 함께 제품 가격이 무려 1000만 원으로 책정돼 있다. 게다가 전날 오전에는 '갤럭시홈 미니' 공식 소개페이지가 아예 삭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닷컴 페이지가 불안정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홈 미니 출시 일정과 관련해선 "정해진 건 없다"고 했다.
애플도 '홈팟' 출시 앞서 비슷한 경험
삼성전자에서도 출시가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선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엔 삼성전자 뉴스룸에 갤럭시홈 미니를 이달 12일에 출시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급히 삭제하기도 했다. 올 초부터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맞는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AI스피커의 시장성이나 제품의 완성도, 빅스비 호환성 등 어떠한 이유로 인해 출시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중국 업체가 과점한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차별적인 사용성을 주기 위한 고민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업계에선 구글과 아마존 등이 장악한 이 시장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출시한다면, 결국 AI스피커 시장에서 저평가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연기한 것으로 관측했다.
출시까지 연기하며 홈팟을 공개했지만, 판매는 지지부진하다. 애플은 최근 '홈팟 미니'를 선보이는 등 부진한 AI 스피커 시장에서 점유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은품 등으로 '갤럭시홈 미니'의 재고를 소진한 뒤, 업그레이드된 후속 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