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70포인트 오른 2447.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고 2459.15를 터치하며 지난 8월13일 기록한 연중 최고점인 2458.17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대선 결과가 잠정적이나마 확정됨으로써 국내 증시에서 최악으로 상정했던 ‘대선 장기화’ 가능성이 낮아져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바이든 후보 당선 가능성이 점쳐진 4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3대 지수는 이를 반영하듯 2~3% 이상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누가 되느냐의 결과보다는 선거 이벤트가 종료되면서 정책지원 혼선이 제거돼 (추가로)갈 수 있다는 기대를 주식시장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 정점은 통과했고 남아있는 불확실성 영향력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증시가 상승한 것이 이를 반영하는데 자본시장 입장에선 불확실성은 점점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출국이 주 수입원인 우리나라로서는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교역 여건이 개선되면서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계속되더라도 바이든 후보는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시할 것으로 예상돼 트럼프 정부하에서의 관세 전쟁 등 갈등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석이 이어지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의 승리가 확정될 경우 신재생에너지·전기차 등 그린뉴딜주에 초점이 맞춰지고 오바마케어 유지 확대 등 정책으로 헬스케어 업종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앞서 바이든 후보는 대선 공약으로 2조 달러 규모의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결국엔 사업이 어느 쪽으로 가느냐가 관건이고 산업이 커가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이 밸류체인에서 어느 위상을 차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바이오는 괜찮을 가능성이 크고 우리나라 기업 경쟁력도 괜찮은 만큼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을 면밀히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트럼프로 불복 가능성이다. 가능성이 낮아졌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하는 것 역시 바이든의 힘을 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증시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화당이 재정정책에 대해 민주당과 방향이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최악은 아니고, 주식시장은 이미 먼저 움직이니 바이든 공약으로 갈 것 같다”면서 “서학개미들도 이 관점으로 가야한다. 예를 들면 그린 뉴딜, 디지털 뉴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규제 정책 때문에 막힐 수도 있지만 마냥 막을 수 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