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외환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지만 백신 개발로 인한 경기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1060원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 달러 약세 및 위안화 강세 기대를 반영하며 달러ㆍ원은 1110원대로 하락했다. 한국 경제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나, 내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경제규모로 회복하는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라는 점도 원화 강세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10월 수출은 13개월 만에 일평균 수출액이 21억 달러에 진입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백신 관련 성과가 더해지며 한국, 중국 등 수출국가의 경기 개선 기대가 높아질 환경이다.
2020년과 2021년 연말 달러ㆍ원을 각각 1165원에서 1130원으로, 1130원에서 11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 2021년 상반기 중 달러ㆍ원은 1060원에 근접한 수준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중 갈등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나, 백신 개발로 인한 경기 회복 및 미중 관계 개선 기대감이 반영된 레벨이며, 기술적 지지선이기도 한 2018년 연초 1060원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 바이든의 당선을 통해 대립각을 세웠던 주요 국가 및 경제권과의 긴장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으며, 특히 무역분쟁으로 인하여 글로벌 교역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한 완화를 기대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둔화된 경기부양 규모에 대한 이견이 존재했으나 재정을 바라보는 성격의 변화에 따라 좀 더 공격적인 부양책을 예상한다. 크게 증가된 통화량과 대규모 재정 등에 대한 부분은 장기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생각되며, 달러 약세에 대한 지지를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의 경제상황은 현재 기준으로 가장 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중요한 요인들 위주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독일은 재정 측면에서 추가 여력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의 자동차 관련 수입 모멘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 외 유로존은 하반기 이후부터 기저효과의 장기화에 대하여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여행수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스페인과 이태리 등은 현재 가장 부진하다. 그러나 내년도에 발생할 기저효과 역시 이연되어 뒤늦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재정여력 소진과 증세부담을 유로존 기저효과 이연과 결합하면 하반기 이후에도 전반적인 달러가치는 상대적으로 유로화 대비 약세 흐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당장 수출 부문에서 미국의 무역관련 정책 스탠스와 함께 재고의 재축적 이슈로 인해 불확실성이 낮아지는 환경이다. 전반적인 달러 약세 기조로 원화가치 강세 흐름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장기적으로 원화 약세 가능성을 볼 수 있는 내부적 요인으로, 한국의 재정 여력도 하반기로 갈수록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 바이든의 당선에 따라 북한과의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및 변동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