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악재만 난무… 비빌 언덕이 없다

입력 2008-11-2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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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스피시장이 美 증시 폭락 여파로 950선마저 내주며 8거래일째 추락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9일)는 10월 소비자물가와 주택착공 및 허가건수가 최악으로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deflation, 물가하락 및 경기침체) 공포로 다우존스지수가 5년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등 주요지수가 일제히 5~6%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일 뉴욕증시 반등의 단초가 됐던 야후의 M&A 기대감은 스티브 발머 MS회장이 인수협상 불발을 밝히면서 소멸됐고, 5만명 추가 감원 계획에 이어 특수목적법인(SIV)의 부실자산을 떠안기로한 씨티그룹은 건전성 악화 우려로 사상최대폭의 급락세를 보이며 신용 불안감을 고조시켰습니다.

일찌감치 1천선을 이탈해 960선에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주변 아시아증시의 부진과 외국인 매물에 반등다운 반등 한번 보여주지 못한 채 장 막판까지 흘러내린 끝에 전일대비 68.13p(6.70%) 내린 948.69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신용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50원 이상 폭등하며 10년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이 901억원 순매도로 8일 연속 매도 스탠스를 고수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414억원, 285억원 매수 우위로 대응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731억원)를 중심으로 69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디플레이션 쓰나미가 아시아증시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6.89% 급락한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4.04%), 가권지수(-4.53%), 싱가포르지수(-3.10%) 등이 큰폭 하락했고 최근 선전하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67%)도 하루만에 약세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리세션 공포, 금융•건설•중국관련株 급락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글로벌 신용 경색에 민감한 건설주와 은행주들이 폭락했고 해운주 등 경기후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관련주들의 낙폭도 크게 나타났습니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 풍림산업, 남광토건, 성지건설, 신일건업, 코오롱건설 등의 건설주들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동부화재 등 주요 금융주들 역시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습니다.

경기둔화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한진해운, 대한해운, STX팬오션, C&상선 등 해운주들이 가격제한폭까지 밀렸고, 두산인프라코어(하한가)와 현대중공업(-14.38%), 대우조선해양(-14.33%), POSCO(-5.25%), BNG스틸(-14.21%) 등 주요 중국관련주들이 동반 급락세를 연출했습니다.

업종별로는 건설(-12.99%), 증권(-11.84%), 기계(-11.51%), 운수장비(-11.16%), 유통(-8.21%), 은행(-8.04%), 보험(-7.53%) 등의 낙폭이 컸고, 통신(-1.05%), 음식료(-3.39%), 의약품(-4.13%) 등 경기방어적 성격의 업종과 전기전자(-4.68%) 업종이 비교적 견조했습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간판 경기방어주인 KT&G(1.10%)와 SK텔레콤(보합), KTF(0.17%)를 제외한 시총상위 30개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가 3.42% 내린 것을 비롯해 한국전력(-6.48%), 신한지주(-9.74%), LG전자(-4.24%), 현대차(-11.50%), 삼성화재(-6.04%), 신세계(-7.07%) 등 업종대표주들이 대부분 급락했습니다.

하이닉스가 펀딩 우려까지 겹치며 가격제한폭까지 밀렸고, 두산, 대우인터내셔널, 한화, 기아차 등의 대형주들도 증시 급락에 속수무책으로 하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유동성 악화설에 시달렸던 대우자동차판매는 인천 송도부지 개발계획이 통과됐다는 소식에 13.88% 급등,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하한가 98개를 포함해 791개 종목이 내렸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코스피 이전을 앞둔 NHN이 8.99%나 급락하며 2년 만에 10만원대 아래로 내려섰고, 성광벤드, 평산, 현진소재 등 조선기자재주들이 동반 하한가에 진입한 것을 비롯해 서울반도체 소디프신소재 코미팜 태광 다음 유니슨 포스데이타 LG마이크론 주성엔지니어링 CJ인터넷 등 주요 시총상위주들이 10%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한편 대안주로 부각된 메디포스트(상한가)와 이노셀(9.92%), 마크로젠(6.58%) 등의 일부 줄기세포테마주들이 강세를 나타냈고, 슈퍼개미주로 부각되며 랠리를 펼쳤던 삼천리자전거(하한가)와 참좋은레져(-7.91%)는 급락세로 돌변했습니다.

비빌 언덕이 없다

고용•소비•주택 등 각종 경제지표 악화와 경기침체 영향권에 들어섰음을 증명하는 기업들의 어두운 실적, 다시 혼란에 빠지는 국제금융시장, 치솟는 원/달러 환율, 지칠줄 모르는 외국인들의 매도공세...1천선 사수에 안감힘을 쓰던 코스피시장이 중첩된 악재들에 결국 무릎을 꿇었습니다.

S&P500지수가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해주던 850선을 끝내 이탈,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며 주저앉아 버리자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진 국내증시는 맥없이 흘러내렸습니다.

낙폭과대에 따른 일시적인 자율반등 정도가 시도될 수는 있겠지만 전저점을 이탈해 낯선 영역에 들어선터라 안전벨트를 꽉 매고 몸을 사려야 할 판입니다.

다우존스지수가 그나마 10월 저점을 지켜내고 있지만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으로 간주되던 8천선이 붕괴될 정도로 투자심리와 수급이 악화된 상태라 큰 기대를 걸기도 어렵습니다.

미국 경제의 뇌관인 디트로이트 자동차 3사의 유동성 위기 문제가 채 해결되지도 않은 가운데, 유럽과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정권을 이양중인 미국정부의 대응은 시장의 기대처럼 신속하지도 충분하지도 못한 상황입니다.

필자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이전 글에서 말씀드려온대로 신용위기 재현 우려입니다.

경기후퇴 문제는 증시의 추세적 요인이므로 오랜시간을 두고 은은하고 완만한 악재로 작용하지만 신용위기감이 불거질 경우 이는 단기 하락변동성을 높여 패닉장세가 전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용 관련 지표들이 그간 잠잠했었기 때문에 환율, 금리 등의 지표들이 향후 불안하게 움직인다면 증시의 단기 변동성은 생각보다 크게 나타날 여지가 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척도인 엔화가치는 크게 눈에 띄지 않고 있지만 추세적으로 상승해가는 모습입니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한미 통화스왑협정 체결에도 불구 10년8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으며 시장의 심리가 얼마난 극심한 불안상태에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증시들이 기술적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고 있고, 매머드급 쇼크를 불러올 수 있는 자동차 `빅3' 불확실성도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투자자자에게 있어 이번 급락은 또 한번의 저가매수기회가 되겠지만, 장기 소신투자에 자신이 없는 투자자라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변동성 장세에서 뇌동매매의 희생양이 되기 싶습니다. 어설픈 저가매수에 나서기보다 해외증시의 안정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자세가 합리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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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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