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은 1조350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1%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셀트리온은 올해 더욱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3개 분기 만에 전년도 매출을 돌파했다. 2019년 제약업계 매출 1위 유한양행이 누적 1조1280억 원, 2위 GC녹십자가 1조870억 원을 각각 기록해 이변이 없는 한 셀트리온은 올해 왕좌를 차지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3분기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5488억 원, 영업이익은 2453억 원으로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연구개발비가 증가했지만, 수익성 높은 바이오베터 '램시마SC'와 테바의 편두통치료제 '아조비' 위탁생산(CMO) 매출이 늘면서 비용을 상쇄했다.
기대 이상의 호실적에 셀트리온이 올해 몸집을 어디까지 불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셀트리온의 올해 매출 컨센서스는 1조8571억 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실적 발표 직전(1조7561억 원)보다 5.8% 증가한 숫자다. 추정기관들은 셀트리온이 1조8000억~1조9000억 원의 연매출 달성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한 곳도 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셀트리온USA의 항원진단키트 공급계약, 테바 CMO 매출, 다케다 아시아태평양(APAC) 사업 일부 인수에 따른 매출이 인식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20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78% 성장한 2조87억 원, 영업이익은 120% 증가한 8307억 원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만일 셀트리온이 이를 충족한다면 2014년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지 6년 만에 '2조 클럽' 시대를 열게 된다.
업계는 셀트리온이 2021년에는 안정적으로 연매출 2조 원을 달성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력하는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한편,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사업과 다케다의 케미컬 사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개발에 성공할 경우 회사의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역시 "항체치료제는 셀트리온의 매출을 많이 끌어올릴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큰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를 국내에는 원가에 판매하고, 해외에는 마진을 취하되 경쟁사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놨다. 임상 1상에서 경증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으며, 연말까지 임상 2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상용화 시점에 맞춰 대량 생산을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면서 "현재 10배치(batch) 생산에 들어갔으며, 이는 9만 명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은 고농도 '휴미라'와 항암제 '아바스틴', 알레르기성 천식치료제 '졸레어', 건선치료제 '스텔라라'에 이어 골다공증치료제 '프롤리아'까지 확대했다. 글로벌 판매 1위 의약품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CT-P17'은 내년 1분기 유럽 허가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