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0.1%ㆍ전월세 100만원 정가제 내놔
주변 공인중개소들 "이기적 행보" 반발 거세
단일 단지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송파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에 부동산 중개수수료 정액제를 내건 공인중개소가 등장했다. 이 중개소는 동질의 중개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는 전략이지만, 주변 경쟁 업소들은 "이기적인 행보"라며 반발이 거세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총 9510가구) 단지 안 상가에는 부동산 중개소만 80여 곳이 밀집해 있다. 이 아파트는 매머드급 대단지이지만 거래시장에 나온 매물은 많지 않아 중개소들 간 경쟁이 전국에서 가장 치열한 곳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중개수수료(중개보수) 정찰제를 앞세운 중개업소가 최근 문을 열었다. 헬리오시티 단지 내 상가에 입주한 M부동산은 매도나 매수 거래 시 사례별로 0.1~0.19%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전월세 거래의 경우 중개수수료가 100만 원, 부가세를 포함하면 110만 원이다.
현행법상 부동산 중개수수료율은 상한선만 있고 하한선은 없다. 9억 원 이상 매매는 0.9% 이내, 6억 원 이상 임대차는 0.8% 이내로 당사자 간 협의하게 돼 있다.
전문가 "치솟은 주택 가격에 맞춘 현실적인 수수료율 조정 필요"
M부동산이 파격적인 가격을 내걸자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의 발길이 부쩍 잦아졌다. M부동산 관계자는 “헬리오시티와 주변 아파트의 가격이 높은 편인데 합리적인 수수료를 전략으로 앞세워 매주 2~3건의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대적으로 고객이 줄어들게 된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M부동산 때문에 현행 중개수수료 요율 체계대로 수수료를 받는 중개업소는 손님이 끊겨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며 “M부동산이 수수료 정액제로 현혹하고 있지만 독식을 한 이후에는 고객들이 중개업소에 끌려 다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M부동산을 공동 중개에서 제외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기로 했다. 국내 부동산 물건은 지역별 공동 중개를 통해 매물을 공유하고 그 안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급등하고 있는 주택 가격에 맞춘 현실적인 수수료율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계약에 들어가는 중개사의 노력은 같은데 금액별 중개수수료는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중개수수료를 금액별, 구간별로 나눠 기본수수료를 만들고 차등화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