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FTA' 시대 활짝…"아세안 시장 확대되고 일본과는 첫 FTA"

입력 2020-11-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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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RCEP 수출액 2690억 달러로 USMCA·CPTPP보다 커…"수출시장 확대·다변화 기대"
아세안 시장 94.5% 관세 철폐…자동차·부품·철강 등 수혜
일본산 자동차·기계 등 민감 품목은 관세 유지
"인도 빠진 부분은 아쉬운 대목…양자·다자 투 트랙으로 접근"

▲문재인 대통령이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최종 서명으로 세계 최대의 메가 자유무역협정(FTA)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한국이 전 세계 14개 국가와 FTA를 맺게 된 것. 아세안 10개국과의 무역장벽은 더 낮아지게 됐으며 특히 일본과는 첫 FTA를 체결하게 효과를 얻게 됐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RCEP은 △무역규모 5조4000억 달러(전 세계 비중 28.7%) △국내총생산(GDP) 26.3조 달러(전 세계 비중 30%) △인구 22억6000만 명(전 세계 비중 29.9%)에 달하는 초대형 거대 FTA다.

특히 한국의 주요 경제 블록별 수출 규모를 비교할 때 지난해 기준 대(對)RCEP 수출액은 2690억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50%에 달한다.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수출 규모가 각각 898억 달러, 1260억 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한국의 수출 시장 확대와 교역 구조 다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RCEP과 USMCA, CPTPP간 주요지표 비교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 자동차·철강 및 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 아세안 시장 개방

RCEP 협정에는 아세안 10개국이 모두 포함돼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신남방 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한·아세안 FTA와 비교해 품목별 관세 철폐 수준이 최대 14.7%포인트(P) 높아진다. 이를 통해 나라별로 91.9~94.5%의 관세가 사라진다.

품목별로 보면 인도네시아는 자동차부품, 철강재용기, 형강, 합성수지, 베어링, 섬유사, 의료위생용품 등에 대한 관세가 없어진다.

필리핀은 자동차부품, 화물자동차, 아연도강판, 철강관, 의약품, 베어링, 폴리에스터섬유 등에서, 태국은 자동차부품, 원동기, 화물자동차, 합성수지, 섬유기계, 의료위생용품, 세정용품 등에서 관세율가 철폐된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온라인 게임, 애니메이션, 음반 녹음, 영화제작·배급·상영 등을 추가 개방해 아세안에 대한 한류 확산 여건을 만들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철강 등 우리 핵심 품목뿐 아니라 섬유, 기계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과 의료위생용품 등 포스트 코로나 유망 품목에 대한 추가 시장 개방 효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 일본과의 첫 FTA 체결…자동차·기계 등 민감 품목 관세 유지

RCEP 최종서명은 일본과의 첫 FTA 체결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일본 FTA 체결 시 한국은 세계 경제대국 상위 5개 나라인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와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되며 10위 경제대국과도 브라질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FTA를 보유하게 된다.

다만 통상당국은 이번 RCEP에서는 일본과의 최초 FTA 체결이라는 점과 우리 산업의 대일본 민감성을 고려해 국익에 맞게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철폐 수준은 품목 수로는 모두 83%로 동일하다. 수입액으로는 일본은 78%로 우리와 비교해 2%P가량 더 많이 관세를 철폐했다. 공산품의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세 철폐율은 각각 91.7%, 94.1%다.

특히 자동차와 기계 등 주요 민감 품목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개방 품목 역시 10~20년 동안 장기적으로 관세를 내리거나 단계적으로 줄이는 비선형 철폐 방식을 활용해 우리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했다.

우리나라의 10년 이상 장기 관세 철폐 품목 비중은 41.6%로 일본(17.1%)보다 높다. 품목 수로 보면 우리나라의 20년 철폐와 비선형 철폐 품목은 각각 455개, 105개다. 반대로 일본은 2개, 0개다.

산업부 관계자는 "업계에서 가장 우려했던 자동차와 기계 관련 품목은 양허에서 빠졌고 중소기업의 중간재 조달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며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충분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산업 피해는 크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 인도 빠진 RCEP…정부 "양자·다자 투 트랙으로 접근"

애초 RCEP 협상에 참여한 인도는 대중 무역 적자 확대를 우려해 지난해 불참을 선언했다. 인도까지 RCEP에 들어올 경우 세계 인구의 절반이 RCEP 체제에 속하게 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인도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연간 700억 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어 RCEP 복귀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인도는 개방률이 낮고 13억 명의 인구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다만 한국은 인도와 2010년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발효한 상태다. 또 정부는 한·인도 CEPA 개선 작업을 통해 상호 호혜적인 협정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10년 1월 발효한 한·인도 CEPA의 인도 측 양허 수준은 85%로 미국·EU·호주 100%, 캐나다 98%, 터키 91% 등보다 낮아 교역 확대를 위한 추가개방 여지가 남아 있다.

정부는 2016년 6월 한·인도 CEPA 개선 협상 개시 이후 지난해 6월까지 8차에 걸쳐 개선 협상을 벌였다. 올해도 비공식 실무회의를 벌이는 등 물밑작업을 통해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가 맺은 FTA를 보면 적자가 심해 속도를 내는 게 쉽진 않을 것”이며 “하지만 인도 적자는 중간재 쪽이며 완성품 수출은 인도 교역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상호 호혜적으로, 양자·다자 투 트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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