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도중 사망한 본다롄코 추모 집회서 참가자 체포·연행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4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1000명이 넘는 시위 참가자가 구금을 당했다고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이날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의 개혁광장에선 11일 시위 도중 경찰 폭행으로 사망한 로만 본다롄코를 기리는 추모 집회와 대통령 퇴진 시위가 열렸다. 집회 주최 측은 참가자가 수천 명 규모라고 전했다. 집회가 열리기 전 광장 주변에 장갑차와 군병력을 배치한 벨라루스 보안기관은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다가 참가자 체포에 나섰다.
민스크 푸쉬킨역 근처에서도 8월 시위 도중 숨진 알렉산드르 타라이콥스키의 추모 행사가 열렸다. 벨라루스의 폭동진압부대 오몬(OMON)은 최루탄을 발포하고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킨 뒤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했다. 민스크 외 다른 지역에서도 산발적인 시위가 일어났는데, 인권단체 ‘베스나(봄)’는 이날 하루 체포된 사람의 수가 1048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 23명도 경찰에 연행됐다.
본다렌코는 11일 민스크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서로 연행됐다. 중앙경찰서에 구금된 직후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음날 숨졌다. 경찰은 그가 구금 도중 싸움에 휘말려 입은 상처로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시민은 그가 경찰의 가혹 행위로 인해 사망했다고 비판했다. 국제 인권단체 엠네스티 역시 “벨라루스 당국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벨라루스에선 8월 9일 대통령선거에서 6번째 연임에 성공한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26년째 장기집권 중이며 부정 선거와 개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다. 야권은 대통령의 사퇴와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비호를 등에 업은 루카셴코 대통령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