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력자로서 바이든 차기 정부에 새 역할 호소
16일(현지시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4년간의 소란스러웠던 관계를 넘어 건설적인 관계를 중국과 형성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리 총리는 “양국의 새로운 관계는 무역과 안보, 기후변화, 북핵 등과 같은 이슈에 대해 공동 관심 분야로서 함께해야 한다”며 신 냉전체제에 대한 거부감을 보였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이 7일 승리 선언을 했을 때도 리 총리는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경제적으로 협력하기를 기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리 총리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와 남중국해 영토 분쟁 등에서 비롯되는 국가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 군사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도 중국과는 최대 교역국 지위를 유지하는 등 미국이 아시아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 총리는 “중국이 미국과의 충돌을 원하진 않지만, 많은 양보를 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도 해외 인식을 바꿔 놓았다”고 양국의 자세를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중국에 부과한 징벌적 관세 인상도 차기 행정부에선 계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 총리는 “중국을 전략적 위협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도 “어떤 행정부든 지난 몇 년간 트럼프 행정부가 그랬던 것과 같은 중국을 무시하고 지나가려는 전략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싱가포르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정권 당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했으며, 이번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체결하는 등 다자 외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