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고양시 일산동구의 3.3㎡당 아파트 매매 가격은 각각 평균 3898만 원, 1473만 원이다. 2367만 원 차이다. 분당과 일산은 모두 1990년대 초반 1기 신도시로 조성된 지역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두 지역은 집값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신흥 주거지로 떠올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만 해도 두 지역 간 아파트값 격차는 922만 원이었다. 분당 아파트가 3.3㎡에 평균 2246만원, 일산동구 아파트가 1324만 원가량 나갔다. 이후 3년간 일산동구 아파트값이 11% 상승할 동안 분당 아파트값은 73% 뛰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일산과 분당은 같은 1기 신도시로 시작했지만, 분당은 분당선에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 접근성을 높였지만 일산은 경의·중앙선과, 경쟁력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3호선 연장 일산선에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산은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 속도를 높이거나 기업 유치가 있어야 타 지역과의 가격 격차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일산에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건설과 서해선(일산소사선) 연장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공사 기간이 지속해서 늘어지고 있다.
IT 기업이 밀집한 판교신도시를 이웃에 두고 있는 분당과 달리 일산에선 아직 이렇다 할 자족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도 약점이다. 고양시는 일산동구 장항동에 테크노밸리와 영상밸리 조성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