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44.93포인트(1.16%) 내린 2만9438.4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41.74포인트(1.16%) 떨어진 3567.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7.74포인트(0.82%) 밀린 1만1801.6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바이러스 재확산 상황에 대한 우려가 팽팽하게 맞섰다. 주요지수는 장 초반에는 잇따른 백신 낭보에 따른 기대감으로 상승 출발했지만, 현재 직면한 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시세에 부담을 줬다. 특히 미국에서는 최근 하루 10만 명이 넘는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각 주에서는 통제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백신이 아무리 빨리 개발되더라도 광범위한 백신 접종까지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이날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95%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3상 임상시험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화이자는 “백신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었다”며 “며칠 내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한 희망적인 뉴스가 연이어 전해지면서 경제가 조기에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앞서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전날 자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3상 임상시험 중간 분석 결과에서 94.5%의 높은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과학자들이 최소 75% 이상의 효과를 가진 백신을 기대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로 통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50~60%가량의 효과가 있는 백신이라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말한 바 있다.
FDA가 12월 8일부터 3일 동안 자문 그룹 회의를 추진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의 경제매체 CNBC 방송은 백신을 승인하기 위한 핵심 절차인 자문그룹 회의가 내달 초 소집된다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다음 달 회의에서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잇따른 백신 개발 낭보도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2주일째 하루 1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코로나19 감염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에도 약 16만 명이 보고됐으며, 입원 환자도 7만6000명을 넘어서면서 의료 체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맞선 각 지방정부의 봉쇄 조치도 점차 강화하는 추세여서, 이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도 미국 최대 교육구인 뉴욕시는 19일부터 공립 학교의 등교 수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오하이오주에서는 야간 통행 금지령이 내려졌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지만, 시장에 큰 상승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미 상무부는 10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이 153만천 채를 기록, 전월 대비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5% 증가한 145만 채였는데, 이를 훌쩍 웃돈 것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에너지와 기술주가 각각 2.88%, 1.11% 내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23.84로, 전 거래일 대비 4.9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