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꼬리잡기]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일주일,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입력 2020-11-2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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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 지병욱(25) 씨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코로나19 방지에 크게 의미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음식점이나 카페에 일단 들어가서 먹기 시작하면 어차피 마스크를 쓰지 않는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단속하는 것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이마저도 그냥 보여주기 식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행정명령이 시행된 지 일주일이 됐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높지만, 실제로 현장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선 우려가 존재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13일 0시부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 명령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뉴시스)

서울시 마스크 미착용 적발 건수 0건…단속 실효성 있을까?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13일 0시부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준수 명령을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시설과 장소는 대중교통, 집회·시위장, 의료기관·약국, 요양시설 및 주·야간 보호시설, 종교시설 등이며,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에 따라 실외 스포츠 경기장이 마스크 의무착용 장소로 추가됐다.

마스크 미착용 단속은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공무원이 위반 당사자에게 먼저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할 것을 현장 지도한 뒤 이에 따르지 않으면 단속 근거를 설명하고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이용자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 등 방역 지침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는 시설 관리자나 운영자 역시 행정명령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내야 할 수 있다. 1차 위반 시에는 최대 150만 원, 2차 이상 위반 시에는 최대 300만 원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단속을 담당하는 실무국 부서에서 자체 계획을 수립한 뒤 방역 점검과 함께 마스크 점검을 나간다"며 "자치구마다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부서의 여건에 맞게 단속을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로 서울시에서의 마스크 미착용에 따른 과태료 부과 건수는 현재 0건이다. (연합뉴스)

"마스크 단속에 걸릴까 봐 우려"…불안한 업주들

마스크 착용 의무화의 실효성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식당·카페 등 시설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마스크 의무화로 인해 혹여나 피해를 볼까 우려하고 있었다.

서울시 동작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기학(75) 씨는 "사실상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 숟가락을 놓을 때마다 마스크를 쓰라고 하는 것인데 말이 안 된다"며 "업주로서 개개인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김 씨는 "단속을 안 나올 때는 어차피 마스크 착용 여부를 보지 못할 것이고 단속을 나와서 재수가 없으면 걸린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마스크 의무화 제도가 실효성이 없음을 지적했다.

서울시 동작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 씨는 "마스크를 써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순간만 착용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려 사실 별로 소용이 없다"며 "일하고 있으면 마스크 착용 여부를 못 보고 있을 때가 많은데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마스크를 계속 써달라고 하더라도 듣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데 마스크를 쓰지 않는 개인에 비해 시설 관리자에 대한 과태료가 너무 커 억울하다"며 "불시에 점검을 나왔다가 하필 안 쓰고 있으면 적발될까 무섭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업주들의 우려와 달리 과태료는 방역 지침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때만 부과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업주들은 마스크 착용 안내문을 눈에 띄는 곳에 붙여두기만 하면 과태료를 물지 않아도 된다.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손님이 있다면 관할 기관에 신고하면 된다"고 전했다.

▲마스크 의무화가 마스크를 착용하게끔 만드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뉴시스)

"마스크 착용하는 사람 늘었다"…긍정적 평가하기도

반면, 마스크 의무화가 마스크를 착용하게끔 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스터디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B 씨는 "이전에는 독서실 안에서 공부할 때 마스크를 벗고 있는 사람들이 꽤 있었지만,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공부한다. 미착용자가 훨씬 줄었고 '턱스크'를 하거나 코를 드러내고 쓰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C 씨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도움된 것 같다"며 "이전에는 주변 사람이 눈치를 주는 정도의 심리적 압박이 전부였지만 과태료가 마스크를 쓰도록 만드는 큰 계기가 된 것 같다. 경고문도 여러 군데 붙어 있어 더 경각심을 가지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13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로 서울시에서의 마스크 미착용에 따른 과태료 부과 건수는 현재 0건이다. (뉴시스)

의무화 이후 서울시 과태료 부과 건수 0건…"처벌보다는 국민 건강 지키려는 목적"

이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13일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이후로 서울시에서의 마스크 미착용에 따른 과태료 부과 건수는 현재 0건이다. 이는 현장 지도를 따르지 않을 때만 과태료가 부과되고 인력 등의 문제로 단속이 매시간 이뤄질 수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광주시에서도 7일부터 16일까지 5개 자치구에서 마스크 미착용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는 1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9일 광주 서구 치평동의 룸 소주방 종업원 5~6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이 적발된 건으로, 이마저도 단속을 통한 적발이 아닌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 중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적발된 건이었다. 사실상 마스크 의무화 시행 이후 단속 실적 건은 없었던 셈이다.

한편, 방대본은 10일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해 "처벌 목적보다는 국민 건강을 지키려는 목적이 우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마스크 미착용 과태료 등은 13일 시행 이후 아직 많은 시일이 경과하지 않았다"며 "별도의 지자체 취합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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