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에 태클 건 트럼프...미국 경제 다시 침체 늪으로

입력 2020-11-22 14:40수정 2020-11-2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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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재무장관 “연준이 도입한 긴급대출 프로그램 중 일부 자금 연말 회수”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왼쪽)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긴급 대출 프로그램 미사용 자금을 반환하라고 요청했다. AP연합뉴스
미국 대선 패배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휘두르고 있는 칼날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까지 겨눴다. 안 그래도 휘청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연준이 도입한 긴급대출 프로그램 중 일부를 연말에 종료하고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9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목적을 명확히 달성했다”면서 “4550억 달러(약 508조 2000억 원) 가운데 12월 31일 기한이 만료되는 미사용 자금을 반환하라”고 요청했다. 미 재무부는 의회가 다른 목적으로 그 돈을 쓸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례적인 자금 회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의회는 지난 3월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 법(CARES Act)’에 따라 연준의 긴급대출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재무부에 4550억 달러를 배정했다.

므누신 장관이 12월 31일 기한 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힌 긴급대출 프로그램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메인스트리트 대출 프로그램(MSLP)’을 비롯해 지방채 매입을 위해 설치된 ‘지방정부 지원 기구(MLF)’, 기업 회사채를 매입하는 ‘유통시장 기업 신용 기구(SMCCF)’와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PMCCF)’, ‘기간자산담보부증권 대출기구(TABSLF)’ 등 5개 프로그램이다.

연준은 민감한 정책 논평을 자제해오던 관례를 깨고 즉각 반발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설치된 모든 긴급 대출기구들이 여전히 어렵고 취약한 우리의 경제에 대한 후방지원 역할을 계속 해야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파월 의장도 지난주 초 “대출 프로그램 중단은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 경제에 큰 충격”이면서 “적당한 시기가 왔을 때 수단들을 거두겠지만 지금은 분명 아니라”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으로 중소기업 등이 타격 받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런 조치가 나오자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도 불안을 표출했다. 미 재무부의 ‘줬다 뺐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미국 주요 증시인 S&P500, 다우, 나스닥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전망도 잿빛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재봉쇄 조치로 내년 1분기 또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코로나19로 죽을 쒔다가 3분기 33.1% 성장하며 반등에 성공했으나 4분기 다시 2.8% 성장에 그친 데 이어 내년 1분기 마이너스(-)1%로 고꾸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전망 보고서에서 “경제에 더 이상 순풍이 없다”면서 “재봉쇄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이라는 역풍에 직면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재확산이 미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소비 지출이 둔화하고 향후 수개월 내 고용도 다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두 번째로 오랜 기간 연준을 이끌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도 “내 평생 지금 같은 상황을 본 적이 없다”면서 코로나19 통제와 경기부양책 타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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