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에 '패닉 바잉' 러시… 매물 품귀 속 집값 다시 '들썩'

입력 2020-11-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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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대책 이후 매수로 돌아선 수요층…집주인은 매물 거둬들여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들 전경.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투데이DB)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전세대책을 19일 내놨지만 매수세로 돌아선 수요층 영향으로 매매가격이 다시 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집주인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에 기존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통계에 따르면 23일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매 물건은 4만4622개로 집계됐다. 정부가 전세대책을 발표하기 전날인 18일보다 1317건(2.9%)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경기도는 8만3745건에서 7만9477건으로 닷새 만에 4268건(5.1%) 급감했다. 인천 역시 2만2943건에서 2만1767건으로 1176건(5.2%) 줄어들었다.

전세대책 나왔지만 전세난 가중
매물 줄고 전셋값 오히려 더 뛰어

이 같은 아파트 매물 감소세는 서울ㆍ수도권을 넘어 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계약갱신청구권ㆍ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전세난이 가중되자 정부가 후속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되레 역효과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인한 전셋값 안정 효과가 크지 않고, 실제 효과가 나기까지도 수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될 것으로 본 수요층도 매수세로 다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에 집주인들은 집값 상승 기대감에 매물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14.4%)와 파주시(-7.3%), 인천 부평구(-6.7%), 서울 강서구(-6.5%) 등지의 아파트 매물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라 이번 대책의 풍선효과가 예상되는 곳들로 꼽힌다.

매물이 많지 않은 가운데 매수세가 붙으면서 집값도 오름세다.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일산파밀리에 2단지’ 전용면적 121.45㎡형은 최근 6억8000만 원에 매매 거래됐다. 동일 평형의 직전 거래가 5억3500만 원(10월)에서 1억4500만 원 치솟은 가격이다.

파주시 목동동 ‘힐스테이트운정’ 전용 59.98㎡형은 이달 5억9000만 원에 팔렸다. 지난달 거래가인 4억8500만~4억9000만 원에서 1억 원 이상 올랐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이곳이 반사이익을 받는 모습”이라며 “치솟는 전셋값에 매수 쪽으로 돌아서는 세입자는 많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가격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일산ㆍ파주ㆍ울산 매매값도 상승
"전국이 '불장'… 집값 다시 들썩일 가능성"

이 같은 흐름은 지방 곳곳에서도 확인된다.

경남 지역의 아파트 매매 물건은 닷새간 1만5289건에서 1만3782건으로 1507건(9.9%) 감소했다. 경북은 1만2042건에서 1만1082건으로 960건(8.0%) 줄어들었다. 울산도 6707건에서 6403건으로 매물이 4.6% 빠졌다.

부산과 대구 수성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이들 지역의 아파트값은 급등세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2차아이파크2단지’ 전용 114.36㎡형은 최근 14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수의 직전 거래인 6월 10억7000만 원에서 3억3000만 원 솟구친 가격이다. 전용 101.48㎡형의 경우 매매 실거래가가 지난달 12억2000만 원에서 이달 13억9000만 원으로 1억7000만 원 뛰었다.

인근 M공인 관계자는 “부산의 주요 지역이 1년 만에 규제지역으로 다시 묶이면서 대신 울산을 찾는 외지인들의 투자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세난을 당장 잠재울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인식이 주택시장에 퍼지면서 전셋값과 함께 매맷값도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치솟는 전셋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장고 끝에 '11‧19 전세대책'을 내놓았지만 서울ㆍ수도권은 물론 전국 아파트 전세시장은 더 불안한 양상”이라며 “전세 매물 부족으로 세입자들의 매매 전환 사례도 적지 않아 집값이 또다시 한바탕 들썩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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