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고-투 트래블이 코로나 확산 불러왔다는 증거 없어” 정책 고수
일본 도쿄도가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을 다시 도입하고, 오사카와 삿포로는 여행 장려 정책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지방 정부가 저마다 살길을 찾고 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여행 장려 정책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도는 28일부터 술을 판매하는 음식점과 노래방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할 방침이다. 영업시간 제한 정책은 다음 달 17일까지 20일간 적용된다. 사업자는 도쿄도에 요청해 최대 40만 엔(약 424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내 외식 장려 정책 ‘고-투 이트’는 잠시 중단될 전망이다. 도쿄도는 27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식사권 신규 발행을 중단하고 이미 발행한 식사권과 포인트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권고한다.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는 이날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 회의를 진행한 뒤 5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한다.
도쿄는 이번 달 들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경계 수준을 최고단계인 4단계(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로 격상했다. 21일에는 신규 확진자 수가 539명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날 도쿄의 신규 확진자 수는 186명이었고, 일본 전역에서는 1228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3차 확산세가 뚜렷해지자 오사카와 삿포로는 정부의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에서 잠시 빠지겠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오사카와 삿포로를 3주간 고-투 트래블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누적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도쿄는 여전히 정책 지원 대상에 포함돼있다.
스즈키 나오미치 홋카이도 도지사는 전날 “삿포로 시내의 고-투 트래블 일시 중단은 부득이한 조치”라고 설명하며 2주간 코로나19 집중 대책 기간을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삿포로 시내의 음식점은 현재 오후 10시까지 영업할 수 있는데, 홋카이도는 영업 마감 시간을 오후 8시로 앞당기거나 시내 전역의 음식점에 휴업을 요청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도 스가 총리는 “고-투 트래블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불러왔다는 증거가 없다”며 정책을 고수했다. 그는 이날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고-투 트래블이 감염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자 “정책 이용자 수 4000만 명 중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180명뿐”이라며 “고-투 트래블 정책이 지역 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