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15년 만에 종로구 서린동 사옥을 되찾기로 결정한 가운데 서린빌딩에 투자했던 국민연금의 시세차익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투자은행(IB)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SK㈜는 지난달 중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측에 서린빌딩에 대한 우선매수권(콜옵션)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로써 SK그룹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함에 따라 지난 10월 중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던 이지스자산운용의 서린빌딩 인수는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2011년 서린동 사옥에 베팅했던 국민연금의 시세차익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은 현재 해당 빌딩의 소유주인 사모 부동산 펀드의 주요투자자다. 지난 2011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사모펀드를 통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로부터 서린동 사옥을 5500억 원가량에 인수했는데, 이 펀드의 수익증권을 SK이노베이션과 SK㈜, SK E&S 등 계열사들이 65.2%, 국민연금이 나머지 지분 34.8%를 보유하고 있다.
SK그룹이 콜옵션 행사를 결정하기는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행사할지는 여전히 장고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SK가 셰어딜(share deal) 형태로 서린빌딩을 인수한 뒤 리츠(부동산투자회사)에 넘기는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신규로 펀드를 만드는 절차 없이 펀드 수익권자에게서 지분만 그대로 사 온다는 이야기다. 결국 실질적인 거래 대상은 국민연금의 보유 지분이라는 이야기다.
SK그룹 측은 우협이 제시한 가격 수준에서 콜옵션을 행사해야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제시한 가격은 평당(3.3㎡) 3900만 원. 역대 최고 오피스 매각가다. 서린빌딩의 연 면적(약 2만5350평)을 감안하면 인수 총액은 1조 원가량이 된다. 이를 소유 지분으로 단순 계산하면 국민연금은 1500억 원이 넘는 차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이번 서린빌딩 매각 전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설정 계획이었던 신규 펀드의 주요 투자자로 참여하려고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린빌딩은 대기업인 SK 계열사의 본사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단순 오피스 부동산 투자라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채권 투자 성격을 평가했었다”면서 “안정적 수익률이 예상되는 만큼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서린빌딩에 대한 투자자 신분을 유지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