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에 돈이 몰리면서 베트남과 인도 펀드 수익률이 힘을 받고 있다. 최근 두 국가의 지수가 연일 강세를 보이자 펀드 역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추가 상승 여력에 대한 우려가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23개 베트남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0.83%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5.62%)은 물론 최근 경기 회복세에 주목받았던 중국 펀드(5.09%)와 북미펀드(3.43%)보다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인도펀드도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이 6.09%를 기록하며 탄력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6개월 수익률은 27.31%를 기록하기도 했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베트남 펀드 중에서는 유리베트남스마트분할매수목표전환형증권투자신탁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이 17.57%를 기록해 가장 높았다. KB베트남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이 16.22%, 삼성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이 14.87%로 그 뒤를 이었다. 인도펀드에서는 KB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13.69%)와 삼성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 3펀드(12.98%)가 강세를 보였다.
이들 펀드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두 나라 지수가 최근 강세를 나타내는 데 따른 것이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3월 650선까지 폭락했다가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말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통했던 1000선을 돌파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인도 센섹스 지수 역시 인도 센섹스지수는 최근 사상 최고치인 4만5000선까지 올라섰다.
베트남과 인도 경제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으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 등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특히 달러 약세로 인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금 유입도 증시 상승 배경이 됐다. 최근 코스피가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강세를 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베트남와 인도 증시가 최근 고점을 기록하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이들 펀드의 자금 이탈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펀더멘탈 개선이 지속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인도 센섹스지수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투자심리가 과열된 상황으로 단기 급등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연말 베트남 증시는 강세장의 연장보다 한번 쉬어가는 조정 또는 제한적 흐름이 예상돼 기존 (베트남) 투자자라면 포지션을 정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면서 “경기 회복을 반영한 상장사들의 이익 추정치 개선이 지수 하방을 지지하지만, 증시 강세를 주도할 단기 모멘텀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