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계대출 13.6조·기타대출 7.4조 급증..2년1개월만에 기타대출 증가폭 주담대 초월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내 투자)이 여전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에 11월30일 신용대출규제를 앞둔 선수요까지 겹쳤던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규제 시행과 함께 연말연초라는 계절적요인으로 대출증가세가 꺾일 수 있겠지만,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어느정도 둔화될지는 장담키 어렵다는 관측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중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에 비해 13조6000억원 증가한 98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월별 증가폭으로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고치다. 직전 최고치는 8월 기록한 11조7000억원 증가였다.
전세자금대출 증가폭은 줄었지만 기존 승인된 집단대출 실행이 늘고, 주택 매매 관련 자금수요도 지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10월 전국 및 수도권 아파트매매거래량은 각각 6만8000호와 2만5000호를 기록했다. 이는 9월 각각 5만1000호와 2만호 대비 증가세가 여전한 셈이다.
기타대출은 7조4000억원 증가한 26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또한 역대 최대증가세다. 또 기타대출이 주담대 증가폭을 웃돈 것은 2018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는 주택매매 거래가 최근 수도권 일부지역과 광역도시를 중심으로 늘면서 주담대로 충당하기 부족한 부문을 신용대출로 활용한데다, 11월에도 일부 공모주 청약이 이어지면서 개인들이 관련 증거금을 납부키 위해 신용대출을 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관련 생활자금 확보도 계속됐다. 특히 11월30일 신용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필요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선수요도 크게 늘었다.
이밖에도 기업대출은 6조7000억원 늘어난 982조원을 기록했다. 대기업은 3000억원 줄어든 반면, 중소기업은 7조원 늘었다. 중소기업 중 개인사업자도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다. 특히 주택, 주식, 생활자금, 신용대출 규제 시행으로 기타대출 증가폭이 컸다. 신용대출 규제에 따른 선수요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용대출 규제가 시행됐다. 12월부터는 연말연초 상여금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증가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주택시장 상황과 함께 주식관련, 생활자금관련 자금수요도 꾸준하다. 실제 어느 정도 둔화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