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5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발효되면 자동차, 철강, 섬유, 기계 등의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이다. 이에 유망 수출 품목을 발굴하는 등 준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일 '자동차·철강·섬유·기계' 업종 단체와 'RCEP 수출 유망업종 간담회'를 열고 RCEP 활용 극대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업종별 단체들은 대체로 RCEP이 발효되면 우리 기업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업계는 아세안 시장이 인구 6억5천만 명, 연간 350만대 판매에 달하는 중요한 시장인 만큼, RCEP이 완성차와 부품업계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산업협회 측은 "아세안 지역은 일본업체가 74% 시장을 장악하는 등 일본이 강세"라며 "RCEP을 통해 아세안 시장을 공략할 뿐만 아니라 제3시장 수출을 위한 생산거점으로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완성차의 경우 말레이시아·캄보디아 등으로의 수출 확대가 기대되며 자동차 부품은 변속기·클러치·에어백 등을 중심으로 모든 아세안 지역에서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협회는 관측했다.
철강업종 역시 한국의 대 RCEP 철강재 수출 비중이 53.2%에 달하는 만큼, 협정 발효 후 수출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기계업종도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RCEP으로 수출한 일반기계 물량은 233억 달러로, 전체 기계 수출 중 44%를 차지했다. 다만 일본에 대해서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50억 달러 적자를 냈고, 지난해에는 그나마 적자 규모가 29억6000만 달러로 줄었다.
기계산업진흥회 측은 "RCEP에서 상당수 기계 품목이 일본과 협상에서 양허 제외되고, 20년 철폐로 시간을 확보했다"면서 "그 기간에 우리 기계산업이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세안 시장에서는 원동기 펌프, 광학기기, 건설광산기계 등 우리 주력 품목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섬유분야는 일본으로의 수출 확대에 기대를 건다. 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일본 화학섬유 관세는 중국에 대해선 대부분 10년 철폐이지만, 한국에는 즉시 철폐된다"며 "우리 섬유업계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노건기 산업부 FTA 정책관은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유망 수출 품목 발굴하고, 역내 가치사슬 변화에 대응하는 등 선제적으로 RCEP 발효 이후를 대비하자"고 말했다.
이어 "각 업종 단체에서 업종별 영향,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등을 분석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