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처벌 수위 높아진다…“과징금·형사처벌 도입”

입력 2020-12-09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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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들이 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무차입공매도 등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과징금을 통해 부당 이득을 환수하고, 형사처벌도 도입한다.

국회는 9일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다. 공매도란 소유하지 않은 주식을 매도(무차입공매도)하거나, 다른 투자자로부터 빌린 주식을 매도(차입공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차입공매도는 주식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선진시장에서 널리 허용하고 있지만, 무차입공매도는 결제 불이행 위험이 커 대다수 국가에서 금지돼 있다.

지금까지는 불법 공매도에 과태료만 부과하고 있어 저지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개정안은 공매도 관련 법규 위반자에게 과징금을 부과해 부당 이득을 환수하고, 징역 또는 벌금도 가능하도록 했다.

과징금은 위법한 공매도 주문금액 범위 내에서, 형사처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불법행위에 따른 이익의 3∼5배로 벌금을 부과한다.

또한, 개정안은 공매도 투자자는 대차 계약 내역을 5년간 보관해야 한다는 내용도 함께 담았다. 대차 계약 투명성을 높여 금융당국이 불법 공매도를 쉽게 적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차입공매도를 위해서는 매도주문을 체결하기 전에 다른 투자자로부터 주식을 빌리는 대차 계약을 맺는다. 장외시장에서 당사자 간에 이뤄지는 대차 계약의 특성상 거래의 투명성이 낮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앞으로는 차입공매도 목적으로 대차 계약을 맺을 때는 일시, 종목, 수량 등의 내용을 담은 대차 계약 내역을 전산화 등 조작 불가능한 방법으로 5년간 보관해야 한다. 또 금융당국의 요청이 있을 때는 이를 지체 없이 제출해야 한다.

또 개정안에 따르면 유상증자 계획이 공시된 후 해당 기업의 주식을 공매도한 경우에는 유상증자 참여가 제한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5억 원 또는 부당이득액의 1.5배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특정 기업의 유상증자 기간 중 주식을 공매도해 공모가격을 떨어뜨린 후, 유상증자에 참여해 낮은 가격에 신주를 배정받아 발행 기업과 투자자에 피해를 주는 과거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개정된 자본시장법은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면 3개월 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하위규정 개정 등 후속 작업을 서둘러 추진할 방침이다. 또 실효성 있는 집행을 위해 한국거래소와 함께 불법공매도 적발기법 개발과 감시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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