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유망한 벤처기업 밸류업 통해 직접금융시장 진입 이끌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성장공유형 자금을 지원받은 중소기업이 유치한 후속 투자 금액이 1조 원을 돌파했다. 중진공 자금이 후속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중진공에 따르면 올해 11월 말 기준 성장공유형 자금 지원기업 중 354개사의 누적 후속 투자 유치금액은 1조25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성장공유형 자금 투자 금액은 1026억 원을 기록했다. 중진공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졌음에도 지원기업 중 49개사가 총 1840억 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9월 기준 민간 신규 투자금액인 2조8485억 원의 6%를 차지하는 셈이다.
중진공은 해당 자금이 후속 투자 유치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누적 후속 투자 유치액은 2017년 말 기준으로 5206억 원에서 2018년 6465억 원, 2019년 8195억 원으로 몸집 불리기의 속도를 높였다. 해당 누적액은 올 연말 1조 원을 돌파하게 됐다.
성장공유형 대출은 기술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큰 기업에 전환사채(CB),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대표적인 투융자복합금융 사업이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총 704개사에 6054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중진공은 성장공유형 자금 지원기업이 성공적으로 후속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밸류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직접금융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중이다.
이를 위해 중진공은 융자부터 진단, 연수, 수출마케팅까지 ‘이어달리기’식 사업 지원에 나섰다. 또한, 핀테크 등 신산업 분야와 지역 소재 예비 유니콘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투자자 네트워킹 및 투자 상담 기회도 제공했다.
관계기관 협업도 한층 강화했다. 지난 6월 기보, 한국벤처투자, 벤처캐피탈협회와 벤처 4대 강국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성장 유망기업 공동 발굴과 지원을 위한 기관협의체도 구성했다.
이러한 노력에 성과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기기와 컴퓨터 주변기기 제조사 앱코는 2017년 중진공의 성장공유형 자금 지원을 받았다. 이어 43억 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에는 매출액 843억 원, 영업이익 55억 원의 실적을 냈다. 이달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했다.
중진공은 현재 앱코의 기업가치가 3000억 원이 넘는다며 중진공 투자 시점 대비 15배 이상 성장했다고 추산했다.
또한 산업은행, 코트라 등과 협업해 공동 개최한 IR 행사를 통해 참여기업 44개사 중 8개사가 583억 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중진공은 내년부터 투자유치 전략 세미나 및 IR 컨설팅을 확대하고, KSM 추천기관으로서 비상장 성장 유망기업 주식거래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온라인 IR 행사를 진행, 해외 후속 투자도 적극 유치한다.
김학도 중진공 이사장은 “중진공은 성장 유망기업들을 위한 선제 투자 지원 및 밸류업 활동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비수도권 등 투자 소외 영역에 있는 지역형 예비 유니콘 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이끌 우수 중소벤처기업의 밸류업을 촉진하고, 혁신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