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격상해도 신규 확진자 증가세…"격상 늦었고, 수용도도 떨어져"

입력 2020-12-13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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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일평균 181.6명, 1.5단계 354.2명, 2단계 488.4명, 2.5단계 742.8명으로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했지만 여전히 확산세가 꺾기지 않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19일 이후 1개월 새 3차례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1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비수도권 2단계)로 격상된 8일 이후 이날까지 일평균 신규 확진자(국내발생)는 742.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2~18일(전국 1단계) 181.6명이었던 일평균 확진자는 지난달 19~23일(수도권 1.5단계, 비수도권 1단계) 354.2명, 11월 24일~12월 7일(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에는 488.4명으로 늘었다. 이후 2.5단계 격상 후에는 742.8명으로 급증했다. 확산세를 통제하기 위해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정했으나, 오히려 확진자가 더 늘어나는 상황이다.

3월, 8월에 이은 11월 3차 대유행을 놓고 일부에선 ‘정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정부의 ‘판단 착오’와 이에 따른 소극적 대응이 화를 불렀다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일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코로나19 방역의 현주소와 향후 대응방향 토론회’에서 “10, 11월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하향 조정했는데 (확진자 수가) 완전히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내리면서 급격히 올라갈 여지를 줬다”며 “매일 환자 수가 100명 이상을 왔다 갔다 하면 제동을 걸어야 했는데 안 해서 지금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말을 지나면서 사망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정부는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 누적과 수용도 저하를 고려해 거리두기 단계를 기존 3단계에서 5단계로 개편했으나, 이와 무관하게 코로나19 감염을 ‘운’으로 치부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과 전문여론조사기관인 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달 5~8일 만 18세 이상 국민 107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인식조사 결과(표집오차 95% 신뢰수준에 ±2.99%포인트(P))를 보면, ‘내가 감염되느냐 마느냐는 어느 정도 운에 달렸다’는 응답이 5월(13~15일) 37.5%에서 11월 46.1%로 늘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다’는 답변도 38.1%에서 46.8%로 증가했다. 주로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 이런 ‘운명론적 믿음’이 많았다.

특히 ‘방역당국과 전문가의 경고가 원론적’이라는 응답이 40.5%(4월 28일~5월 1일, 서울시민)에서 49.6%으로 늘었다. 유 교수는 “방역당국과 전문가의 경고를 원론적인 것으로 여기는 인식이 증가한 것은 방역당국의 경고에 국민이 무뎌지는 경향의 표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11월 이후 확진자 급증에는 거리두기 정책과 수용도가 함께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 격상도 늦었고, 백신에 대한 기대감 등 다른 요인으로 거리두기 실천이 미흡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자체의 효과성이 떨어졌다면 3단계 격상 이후에도 확진자가 뚜렷하게 감소할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반장은 전날 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했지만 연말 국민의 이동량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많은 분이 인내하고 있지만 여전히 방역행정이 가닿지 못하는 개개인의 모임과 지인들 간의 대면접촉으로 감염전파가 지속하고 감염이 누적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방역당국에서는 거리두기 효과가 충분하게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당분간 이 정도(1000명 내외)의 숫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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