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사 엔비디아의 파운드리 위탁생산 물량을 추가 수주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뉴욕증시에서 TSMC ADR은 0.8% 내렸고, 엔비디아는 0.8% 상승했다.
18일 김주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그동안 파운드리 파트너사(TSMC)의 공급 부족으로 GPU 신제품 공급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라면서 “엔비디아처럼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파트너사가 다변화될수록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TSMC ADR 주가는 하락했는데, 하락 폭은 제한적이었다”면서 “해당 뉴스가 TSMC ADR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관련해, 미국 팹리스 고객사들로부터 수주 관련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외부 고객사 비중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최대 고객사는 시스템 LSI, 삼성디스플레이 등 내부 고객사였다.
김 연구원은 “2020년을 기준으로 내부 고객사 매출 기여도는 아직 50%를 상회한다”면서 “그러나 2021년부터는 외부 고객사 매출 기여도가 55~6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고객사 중에 엔비디아의 매출 기여도는 2020년 낮은 한 자릿수에서 2021년 10%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외부 고객사 매출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미국 팹리스 고객사들이 선호하는 후공정 기술 확보가 주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퀄컴과 엔비디아는 전통적으로 외부 후공정 서비스 공급사(OSAT)를 이용했다”면서 “이번 엔비디아향 수주의 경우, 삼성전자가 전공정 파운드리(칩 제조)를 담당하지만, 후공정 서비스는 여전히 전통적인 외부 후공정 서비스 공급사들이 담당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 TSMC는 2010년대 중반부터 후공정 서비스를 강화해 Wafer Bumping, WLCSP (Wafer Level Chip Scale Package), InFO (Integrated Fan-Out), CoWoS (Chip-on-Wafer-on-Substrate) 등을 제공한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캡티브 고객사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면 대규모의 후공정 시설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삼성전자 서플라이 체인에서 후공정 시설투자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