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새해 들어서는 코로나19(Covid-19)와 백신(Vaccine), 정치적 교착상태(Political Gridlock), 경기부양책(Stimulus Package) 등 4가지 키워드가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 미국 증시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불과 33일 만에 34% 가까이 폭락하며 사상 최단 기간 약세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이후 증시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와 세계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S&P지수와 다우지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등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올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시장을 울고 웃게 만든 테마들이 새해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BMO글로벌자산운용의 존 애덤스 선임 투자전략가는 “최근 몇 주간 미국과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광범위한 봉쇄 조치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투자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코로나19에 대한 단기와 중기 전망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백신은 새해 시장 핵심 주제로 남을 것”이라며 “증시가 백신에 대한 긍정적 소식으로 상승했는데 2021년에도 관련 발표가 시장을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D.C. 정가의 정쟁은 새해 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내년 1월 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선거 결선투표를 주시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를 연출할지,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유지하는 ‘트위스트 의회’가 계속될지 결정된다. 찰스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부사장은 “조지아주 결선투표가 새해 우리가 직면할 첫 번째 주요 행사”라며 “그 결과는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인프라 투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슈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샘 스토벌 CFRA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월가는 정부와 의회를 장악하는 당이 분리돼있는 것을 선호한다”며 “대통령이 민주당이지만 상·하원은 공화·민주가 양분하는 상황에서 미국 증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고 언급했다.
실물 경제를 지탱할 새로운 경기부양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상·하원은 11·3 대선 이전에 추가 부양책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지난주 9000억 달러 규모 부양책이 의회 문턱을 통과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몽니로 법안 성립이 지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경제를 살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며 “새 부양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정쟁에 부양책이 제때 나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내년 상반기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새해 증시를 좌우할 요소로 경제회복 속도와 기업 실적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내년 이러한 추세를 예측하기가 힘들 수 있다.
월가 주요 은행의 새해 증시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 LPL파이낸셜은 모두 2021년 말 S&P500지수가 3900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현재 수준보다 약 6% 상승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S&P지수가 17% 오르면서 약 4300포인트로 한 해를 끝마칠 것”으로 낙관했다. 그 이유로는 기업 실적 개선과 여전히 증시에 유리한 저금리 환경을 들었다. 웰스파고와 LPL은 S&P500 기업 순이익이 내년에 30%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