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북] 제조업·수출 개선…지역경제 완만한 회복

아이폰12 등 출시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증가, 중국내 굴삭기판매 급증에 기계장비 증가
한국GM·기아차 부분파업 종료도 영향, 10~11월중 충북지역 의약품 수출 1639% 급증
코로나19 전개양상에 크게 좌우, 예단키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심리가 전분기 수준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조업 생산과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코로나19 전개양상이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여 예단키 어렵다고 봤다.

한국은행 15개 지역본부가 11월 중순부터 12월초까지 권역내 업체 및 유관기관 등을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를 토대로 28일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일명 골든북) 12월호’에 따르면 4분기(10~12월) 중 지역경제는 제조업 생산 및 수출이 소폭 개선되면서 대부분 권역이 전분기 수준을 이어갔다. 또 제조업 생산과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완만한 회복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회복속도는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 생산측면을 보면 수도권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 등 수요회복으로, 기계장비가 중국의 인프라 투자 등으로 각각 소폭 증가했다. 실제, 10월30일 출시된 애플의 첫 5G 모델 아이폰12 시리즈는 출시연도 중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연말 TV용 액정표시장치(LCD)패널의 국내 생산라인을 중단할 계획이었던 LG디스플레이도 그 시점을 내년 말로 유예키로 결정했다. 중국내 굴삭기 판매량은 3분기 중 월평균 1만9000대를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63.1%나 급증했다. 10월 중에도 60.7% 늘어난 2만4000대를 보였다.

동남권은 기계장비와 석유화학·정제를, 충청권은 디스플레이·반도체·석유화학·철강·의약품을, 대경권(대구경북권)은 자동차부품·휴대폰·디스플레이·철강을, 강원권은 시멘트·자동차부품·유제품을 각각 중심으로 소폭 증가했다. 반면, 호남권은 조선이 늘어난 반면 석유정제가 감소하면서, 제주권은 알콜음료가 소폭 증가했으나 비알콜음료와 식료품이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면서 각각 보합에 그쳤다.

향후 전망은 수도권, 동남권, 호남권, 강원권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의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서버 및 모바일 수요 회복 등으로, 자동차와 석유화학정제는 부품파업에 들어갔던 한국GM과 기아차 등 완성차업체의 생산 정상화 및 수요회복에 힘입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

서비스업 생산측면을 보면 대경권과 강원권은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주요 지역축제 및 단체행사가 취소되면서 숙박음식점업 등이 감소한 때문이다. 향후 전망 역시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확진자수 급증 등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 권역에서 4분기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대면거래 비중이 높은 도소매업·교육서비스업·숙박음식점업·운수업 등의 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의 경우 수도권은 오락·문화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강원권은 가구 및 가전제품·차량연료·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다. 11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 때문이다.

향후 소비도 4분기 수준을 지속할 것이란 관측이다.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등은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으나, 가계 소득여건 및 고용사정 악화 등은 소비심리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봐서다.

수출은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 대부분의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었다.

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C) 수출이 크게 증가한 가운데, LCD도 TV용 패널수요 확대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의 일부 LCD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따른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 메모리반도체는 가격하락세가 멈춘데다 수출물량이 늘었고, 시스템반도체는 수출호조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자동차부품은 해외 완성차 생산시설 가동 정상화와 함께 해외수요가 일부 회복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의약품은 바이오시밀러(biosimilar·특허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해외판매와 의약품 위탁생산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실제 3분기중 충북지역의 의약품 수출은 전년동기보다 682% 급증한데 이어, 10~11월 중에도 1639%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향후 수출을 보면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본 반면, 나머지 권역은 전년동기 수준에 머물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보합을 기록했으며, 고용과 취업자수는 동남권과 대경권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주택매매가격(10~11월중 월평균 기준)의 경우 수도권과 충청권은 3분기에 비해 상승폭이 축소됐고, 제주권은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나머지 권역에서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송두석 한은 지역협력실장은 “모니터링을 한 기간에는 제조업생산과 수출이 좀 나아졌다. 또 향후에도 이들 두 가지 측면에서 회복기미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자신하긴 어렵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양상에 따라 오르내릴 수 있는 상황이나, 회복속도가 제약을 받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