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

입력 2008-12-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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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코스피시장이 美 증시의 블랙먼데이 폭락 소식에 위축돼 1020선으로 후퇴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일)는 중국과 유럽의 제조업지표 악화에 이어 26년래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된 美 11월 제조업경기 지표와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침체국면 진입 공식선언, 유가 폭락 등으로 경기후퇴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주요지수가 7%~9%대의 급락세를 연출했습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추가 금리인하와 장기물 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외교안보팀 인선을 발표했지만 낙폭을 줄이는데 별다른 소용이 없었습니다.

1000선에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1000선 지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인들이 저가매수에 가담한데 힘입어 낙폭을 일부 축소, 전일대비 35.42p(3.35%) 내린 1023.20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美증시에 민감한 외국인이 91억원 순매도로 5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섰고 기관도 611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습니다. 반면 개인은 이번 급락을 저가매수기회로 활용하며 624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매도(-905억원)와 비차익거래 매수(+656억원)가 충돌하며 24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증시가 'R' 공포에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6.35% 폭락하며 8천선이 붕괴된 것을 비롯해 항셍지수(-4.98%), 가권지수(-3.57%), 싱가포르지수(-2.43%) 등이 하락했습니다. 한편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26%)는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마련 기대로 하락폭이 제한됐습니다.

금융株, 美 금융株 폭락 불구 선전

리세션(recession) 공포감이 다시 엄습하면서 경기에 민감한 철강•화학 등 소재주와 IT, 자동차, 유통, 해운주들이 위축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다만 장중 중국증시가 견조하게 버텨준 탓에 경기후퇴 우려에도 중국관련주들의 낙폭이 과거처럼 확대되지는 않았습니다.

POSCO(-4.65%)를 필두로 현대제철(-5.59%), 동부제철(-5.36%), BNG스틸(-5.04%) 등 주요 철강주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철강수요 감소 우려로 동반 하락했고, 삼성전자(-4.72%)와 LG전자(-3.90%), 하이닉스(-5.26%) 등의 주요 IT주들도 소비위축 우려로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전년동월대비 11월 내수 판매가 급감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현대차(-5.73%)와 기아차(-7.53%) 등 자동차주들 역시 R공포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한편 미국증시에서 금융주가 16.4%나 급락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불구 국내증시의 금융주들은 예상밖으로 선전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기업은행(2.00%)과 신한지주(1.69%), 하나금융지주(0.30%), 외환은행(0.71%), 진흥저축은행(7.23%), 현대증권(1.34%), 삼성화재(1.05%), 대우증권(0.87%), 미래에셋증권(0.78%) 등은 오히려 오름세를 탔습니다.

반면 우리금융(-3.96%), KB금융(-3.45%), 대구은행(-6.57%), LIG손해보험(-3.72%), 제일화재(-5.49%), 삼성증권(-3.38%), KTB투자증권(-5.12%), 한국저축은행(-10.75%)이 내리는 등 금융주들의 등락이 업종내에서도 엇갈리는 양상이었습니다.

대주단(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 작업이 이렇다할 진척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감이 부각되자 건설주와 조선주들도 맥없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옥석가리기를 통한 건설업종 불확실성 해소 기대로 올랐던 현대산업(-9.52%), 한라건설(-7.11%), 신일건업(-8.11%), 금호산업(-5.28%), 풍림산업(-6.45%), 현대건설(-3.70%) 등의 건설주들과 현대중공업(-3.29%), 삼성중공업(-1.75%), 현대미포조선(-2.31%) 등이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된 대우조선해양은 5.43% 올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0.96%)과 보험(0.22%)업종이 올랐고 은행(-0.05%), 기계(-0.75%), 금융(-1.04%) 업종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반면 전기가스(-4.87%), 철강금속(-4.61%), 전기전자(-4.48%) 업종의 낙폭이 컸습니다.

코스닥시장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공세를 받으며 5일만에 하락, 300선을 살짝 이탈했습니다.

SK브로드밴드(-5.39%)와 메가스터디(-4.97%)를 비롯한 주요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특수건설(상한가)과 이화공영(10.48%) 등의 대운하관련주들이 대운하 재추진 기대와 더불어 대안주로 부각되며 급등세를 이어갔고, EU 차량온실가스 배출량 규제안 합의 소식에 포휴먼(상한가), 후성(3.76%) 등 온실가스 관련주들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뉴욕증시, 하루만에 토해낸 지난주 반등

변동성이 클 것이라 예고해드린대로 뉴욕증시는 단기 변곡점에서 폭락을 연출했습니다.

거래를 수반하지 못한 채 추수감사절 연휴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던 뉴욕증시는 결국 추가상승의 명분을 찾지 못하고 급락한 모습입니다.

하루만에 지난 한주간 상승분을 모두 토해냄으로써 지난주 랠리의 정당성도 검증받지 못하게된 셈입니다.

경기 펀더멘탈 요인의 개선없이 씨티그룹과 GM의 유동성 위기 해소 기대감에만 의존해 랠리를 펼친 점, 매도세력이 기존 반등추세를 거스르기에 부담스러운 연휴를 앞두고 있었던 점, 과도한 낙관론 확산 분위기는 주초반 조정을 어느정도 예상케 했습니다.

베어마켓 랠리의 한계와 함께 나타난 변동성 확대는 그만큼 현재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중기 하락추세대를 장악하는데 실패했고, 일목균형표 후팽스팬이 캔들라인의 저항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S&P500지수가 대량거래를 수반해 850선을 이탈하는 등 매도압력이 강한 모습입니다.

최근 뉴욕증시를 보면 경기후퇴(recession)와 신용위기, 두가지 핵심변수가 개별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과거와 달리 함께 악재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침체는 곧 신용경색을 초래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여집니다.

제조업지수 등 각종 경제지표의 악화와 함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로 국제유가는 하루에만 10%가까이 폭락했습니다. 경기침체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근심이 얼마나 큰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경제지표 악화로 촉발된 뉴욕증시의 급락을 씨티그룹(-22.7%) 등의 금융주들이 주도했다는 점은 '경기후퇴 = 신용경색' 이라는 공식이 미국증시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고 기업들의 실적 및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신용경색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습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의 척도로 볼 수 있는 엔화가치는 최근 급등하며 이전 고점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다시 반등세로 돌아선 원/달러 환율이 전고점을 향해 근접해가는지도 신용 이슈와 관련해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리스크 관리가 우선

이날 국내증시에서 기관들이 금융주를 집중 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지만 R공포와 함께 신용경색 분위기가 뉴욕증시에서 이어질 경우 기관들이 신용불안감에 취약한 금융주들에 대해 매수기조를 유지해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미국증시가 빠르게 안정을 찾는다면 국내 금융주들의 수급이 가장 양호하겠지만 미국증시가 R공포 고조와 함께 불안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이날 금융주들의 선방은 오히려 부담이 될 소지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날 코스피지수와 선물이 하락하는 과정에서 미결제약정은 2894계약 증가했습니다. 미결제약정은 장중 한때 1만계약 이상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추가 하락을 염두에둔 신규매도와 이에 저항하는 신규매수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는 변동성이 당분간 클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이날 증시의 급락은 어느정도 예고된 조정이지만 조정강도는 단순 눌림목 조정으로 보기에는 과도할 정도로 크게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증시가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서 벗어나 현재 직면한 글로벌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다시 인지하기 시작했고, 기술적으로도 장대음봉 하락의 기운을 지우는데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됩니다.

주말로 예정된 11월 고용보고서를 통해 다시한번 경기침체의 정도를 가늠하겠지만 연준의 추가금리인하 의지 표명이나 오바마 당선인의 각료 인선 재료가 얼어붙은 심리를 녹여주지 못하고 있는 만큼 경기민감주, 신용위기 이슈에 취약한 종목들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시행사 강호AMC의 힐튼호텔 인수 무산에 따른 두산중공업의 우발채무 현실화 우려, 김윤규 회장의 아천세양건설 부도 등이 유동성 위기 이슈에 약한 건설주들의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뉴욕증시가 11월 저점을 깨고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정의 첫마디가 시작된 만큼 현금비중을 일정수준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S&P500지수가 지지선을 확보하고 다시 850선을 회복할 때까지 위험관리에 주력하는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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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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