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신 중도 교체 안 돼...동일한 제품으로 마무리”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은 지난달 31일 첫 번째 투여한 백신을 두 번째 접종 때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른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지침을 공개했다.
코로나19 백신 대부분이 2회 접종해야 해서 두 번째로 맞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해 지침을 제공한 것이다. 메리 램지 PHE 접종 책임자는 “백신 혼용은 권장하지 않는다”면서도 “동일한 백신을 구할 수 없거나, 환자가 1차 접종 당시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 알 수 없는 등 드문 사례의 경우 아예 접종하지 않는 것보다 다른 백신이라도 접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 어디까지나 극히 드문 사례에서 활용돼야 하며, 가급적 당국이 승인한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혼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여전히 처음으로 혼용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프랜시스크릭 연구소의 조나단 스토예 박사는 “백신 혼용이 비합리적으로 보이지 않고, 전시에만 활용되는 의학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엄격한 조사 없이 일반적인 관행이 돼선 안 될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이 같은 지침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배포한 접종 지침과는 다르다. CDC는 PHE보다 하루 앞서 발표한 지침에서 “백신 혼용은 안정성과 효능 면에서 입증되지 않았다”며 “(1차와 2차 백신을) 교체할 수 없고, 두 접종 모두 동일한 제품으로 완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넬대 존 무어 교수 역시 “혼용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영국 당국은 현재 과학을 완전히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백신 제조사인 화이자 측은 “혼용 요법에 관한 결정은 보건 당국이 결정하는 것이고, 우린 이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는 역할”이라며 혼용에 대한 직접적인 입장을 피했다.
양국은 앞서 1회와 2회 접종 사이 간격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영국은 1회차 접종 횟수를 늘리기 위해 접종 간격을 4주에서 12주로 연장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동참하지 않고 현행 유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접종 과정에서 한 백신을 다른 백신으로 대체하는 것은 여전히 도박”이라며 “논란 속에 영국 정부는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1차 접종을 하기 위해 백신 배포 일정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