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레이마니 사망 1주기에 양측 갈등 고조
4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한국 유조선의 즉시 석방을 요구하며 이란의 항행 자유의 침해를 비난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란 정권은 경제 제재의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 사회를 강탈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며 “이들은 페르시아만의 항해권 자유를 계속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유조선을 즉시 석방해 달라는 대한민국의 요청에 동참한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전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한국 국적 화학 운반선 ‘한국케미’가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혁명수비대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으며, 이에 따라 검찰과 해양항만청의 인도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선박 측은 해양 오염을 일으키지 않았으며, 나포된 위치 역시 이란 해역이 아닌 공해상이었다고 해명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견해를 밝힌 가운데, 유조선 억류 전날 밤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부 장관 대행은 이란의 위협을 대비해 자국 항공모함을 중동에 더 머물 것을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미 해군은 수주에 걸쳐 중동 해역에서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복귀를 준비 중이었지만, 밀러 대행이 급작스럽게 계획을 변경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밀러 대행은 성명을 내고 “항공모함 USS니미츠의 재배치 중단을 명령했다”며 “중부사령부 작전 지역에 이들은 더 머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밀러 대행의 발표가 하루도 되지 않아 유조선이 나포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 군부 실세였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 1주기 이후 미국과 이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USS니미츠 항공모함은 1979년 이란에서 인질로 잡힌 미국인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에 투입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정부도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을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급파했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국적 선박 1척이 이란 당국의 조사 요청에 따라 이란 해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선원 안전을 확인하고 선박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나포 선박에는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해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총 20명이 승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