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양질 일자리 제공 '경제 활성화' 중요…맞춤형 지원책 마련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우리나라 주력 일꾼인 30대에 집중되고 있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근로자)가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세대와 달리 계속해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제조업의 고용 악화 지속과 30대 인구의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6일 고용노동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1월 30대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336만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만 명(-1.5%) 줄었다. 같은 기간 29세 이하(0.7%), 40대(1.4%), 50대(4.4%), 60세 이상(14.8%)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모두 증가한 것과는 대조된다.
30대 고용보험 가입자는 작년 10월(-0.1%)을 시작으로 작년 11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가고 있다. 전체 연령 가운데 감소세가 가장 긴 것이다.
이처럼 30대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이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 제조업, 도소매, 건설업 등의 고용 사정이 코로나19 사태로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우리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의 경우 30대 근로자(고용보험 가입 기준) 비중이 전체 연령의 27%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다. 작년 11월 30대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96만8000명) 수가 전년대비 3만7100명 줄었는데 전체 연령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고용부 관계자는 "30대의 경우 제조업 일자리에 주로 많이 포진해 있어 제조업 경기 부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20대와 달리 30대는 안정된 일자리를 주로 희망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의 공공일자리에 30대보단 20대가 몰리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고, 이 역시 30대 고용보험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은 실업자 증감에서도 드러난다. 작년 11월 30대 실업자(20만6000명)는 전년보다 3만9000명 늘었는데 이는 전체 연령 중 증가폭이 가장 큰 것이다. 그만큼 임시일용직보다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려는 30대 구직자가 늘고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고용부는 30대 인구 감소가 이들의 고용보험 가입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작년 11월 30대 인구 수는 707만1000명으로 전년대비 15만3000명 줄었다. 이러한 감소폭은 15~19세(-16만7000명) 다음으로 가장 큰 것이다. 20대(-3000명), 40대(-6만4000명), 50대(-7000명)와 비교해서는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력 인구이자 노동시장에서 왕성하게 일해야 할 30대의 고용보험 가입이 줄고 있는 것은 인구 감소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이들이 제대로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이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경제·산업 활성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노동시장에 퇴출된 30대가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생계 지원 및 재취업 지원 등 맞춤형 패키지 지원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30대 고용 악화는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 부족에 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정부의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신산업 진출 등으로 민간 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