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아파트 한달 앞서 정밀안전진단 신청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변수… 예의 주시
서울 여의도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들이 '각자도생'에 나서고 있다. 외벽 균열에 녹물까지 나오는 상황에서도 서울시 개발 계획에 번번히 '발목'을 잡혔던 여의도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사업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은하아파트가 지난달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예비 안전진단은 A~E등급으로 나뉘는데,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E등급은 재건축 가능이다. 은하아파트는 구조 안전성에서 'C'등급을, 건축 마감 및 설비 노후도에서 'D'를, 주거 환경에서 'D'등급을 받았다.
민간 업체를 통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이나 E등급을 받으면 재건축이 가능하다. 1974년에 준공된 은하아파트는 4개동, 360가구로 이뤄져 있다. 이 아파트는 올해 상반기 중 정밀안전진단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은하아파트보다 먼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인근 목화아파트도 한달 앞서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했다.
연이은 안전진단 통과 소식은 지지부진하던 여의도 아파트 재건축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여의도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은하ㆍ목화아파트의 경우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에 대한 열의가 높다"고 말했다.
여의도에 들어선 구축 아파트들은 1971년~1980년에 지어져 모두 재건축 연한을 채웠다. 이에 여의도 재건축 단지의 대장격인 시범아파트는 물론 수정·광장·공작·대교·진주·한양아파트 등도 재건축을 추진해 왔다. 시범아파트와 광장아파트의 경우 조합설립 인가를 마쳤으며, 삼부·미성아파트는 재건축 추진위원회까지 설립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이들 재건축 추진 단지의 사업 진행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였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도 원인이었지만 여의도의 경우 서울시가 발목을 잡았다.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여의도를 '통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여의도 통합개발(마스터플랜)'로 인해 매번 재건축 사업이 좌절된 것이다. 서울시는 여전히 지구단위계획을 통한 여의도 통개발 계획을 고집하고 있다.
여의도 아파트 주민들은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재건축 사업 진행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의 수장이 바뀔 경우 그간 서울시의 주택 정책 기조가 바뀌거나 재건축 사업 진행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한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여의도는 매번 정치적 문제로 인해 재건축 사업이 좌절됐다"면서 "꽉 막힌 재건축 난관을 뚫기 위해서는 정치 상황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4월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