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야권 단일후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여전히 '야권'을 강조하며 행보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다만 단일화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꾸 신기루 같은 단어를 사용하며 마치 야당 전체가 단일화를 논의하고 본인이 모든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것처럼 유권자를 현혹하고 있다"며 안 대표를 비판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 중 "안철수가 이기는 선거가 아니라 전체 야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며 야권 단일후보로서 모습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과거 국민의당’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타 당의 ‘야권 단일후보’ 명칭이 부적절하다며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던 바 있다"며 "그에 따라 해당 지역구 현수막과 공보물, 연설문 등에서 관련 표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이 하면 고발감이고 본인들이 하면 괜찮다는 뜻이냐"며 "하도 당적을 많이 바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참 딱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에서부터 야권 단일후보를 스스로 칭하고 시작한 것도 유권자를 기만하는 것이자 정략적으로 계산기만 두드리려는 심산"이라며 "신기루와 같은 현재의 지지율에 기대 세상이 본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착각은 버리는 것이 옳다"고 비판했다. 이어 "얕은수의 정치공학적 언행이 아닌 서울 시민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깊이 살피는 데 노력을 기울이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대표는 이날도 야권을 강조하며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오전 진행한 아동학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두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교체 교두보를 확보해달라는 게 야권 지지자들의 지상명령"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거부한다면 야권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야권 단일화 계획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안 대표는 "야권 대표성이라는 게 결국 국민께서 정해주시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운명을 정하는 중요한 선거에서 야권이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인가 생각부터 공유하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개인이나 특정 정당의 이해타산 때문에 결정하면 안 된다는 그런 원칙을 모두 공유하면 좋겠다"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나중에 최후에 단일후보가 선출되더라도 모든 지지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