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I 순환변동치 올 하반기 100 돌파 예상..올 하반기 성장률 3% 넘는다
실질금리 2%대..부동산·주식 과열에 금융불균형 부각
올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하루 앞인 15일로 바싹 다가왔다. 허나 시장에선 별다른 관심이 없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한다거나 혹은 인상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데다, 비전통적 통화정책 등 추가로 내놓을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기존 입장을 변경할 뚜렷한 상황변화도 없다.
결국, 한은으로서는 경기회복 지원과 금융불균형 누적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상당기간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채권시장과 국내외 투자기관(IB)들 사이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해 내내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까지도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이같은 전망에 대체로 동의한다. 전 세계 큰 형님겪인 미국 연준(Fed)도 점도표상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마당에 한은이 먼저 나서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허나 의외로 올 하반기 중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다는 전제와 함께 이주열 한은 총재의 결단이 실행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 올 하반기 아니면 못한다 = 우선, 정치경제학적 관점에서 보면 내년 상반기 정치 이벤트가 빼곡하다. 내년 3월9일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5월10일 새 대통령이 취임한다. 한은도 내년 3월31일 이주열 총재가 퇴임하며, 5월12일 임지원 금통위원 임기도 종료된다.
재보선을 제외한 대선과 총선,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 임기 종료일이 겹친 달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변경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또, 연초와 설날 연휴가 겹친 달에 금리를 변경한 것도 단 세 번뿐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는 사실상 통화정책 휴지기가 될 수밖에 없다.
한은맨들은 전통적으로 매파(통화긴축파)다. 이 총재 역시 연 0.50%로 역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한 총재로 남는다는 점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 총재는 공식석상에서도 종종 “경제가 좋아져 금리인상을 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라는 말을 내뱉곤 했다.
경제가 좋아서라기보다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고민도 있다. 실제 작년 하반기부터 이 총재는 이를 시사하는 발언들을 해 왔다. 이 총재는 올 신년사에서도 “그간 취해온 전례없는 완화조치들은 향후 코로나19의 전개상황과 경기흐름, 지원효과와 부작용 가능성 등을 세심하게 점검하면서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정상화해 나갈지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에도 변화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는 양적완화 정책 규모를 축소해나가는 테이퍼링(Tapering)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11일(현지시간)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게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과 같은 개선추세라면 올 하반기 기준점 100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은 통상 이 지표 100 이상에서 이뤄져 왔었다.
하루 1000명을 넘어서던 코로나19 신규확진자수도 사흘째 500명대를 유지하면서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작년 11월 발표한 한은 수정경제전망치가 금번 코로나19 재확산이 올 겨울중 지속된 후 국지적 확산이 간헐적으로 나타날 것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 이같은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은 경제전망치를 받아드린다면 성장률은 올 상반기 2.6%에서 하반기 3.3%로 높아지며 연간 기준으로 3.0%를 달성한다. 기저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넘는 성장세다.
실질금리도 상승세다. 실제 은행 신규취급액기준 대출금리에서 각각 소비자물가(CPI)와 근원인플레를 뺀 실질금리는 작년 11월 현재 2.11%와 2.14%를 기록 중이다. 국고채 10년물 금리에서 물가채를 뺀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도 100bp대를 회복했다. 7일엔 114.4bp까지 치솟으며 2019년 4월25일(114.9bp) 이후 1년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