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입당 시 불출마 선언했지만, 거부해 출마 결단"
"아마추어 초보시장, 1년짜리 인턴시장 시행착오 기다릴 시간 없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조건부 출마'를 해제하고 북서울꿈의숲 경사잔디마당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이 곳은 오 전 시장이 재직시절이던 2009년, 1년 전 문닫은 놀이공원 드림랜드 부지에 조성된 강북 지역의 대표적 시민공원의 하나다.
오 전 시장은 "10년 전 서울시장직 중도사퇴로 서울시민 여러분과 우리 당에 큰 빚을 진 사람이 이렇게 나서는 게 맞는지 개인적 고뇌도 컸지만, 분열된 야권 단일화를 위해 결단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경험'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오 전 시장은 "빈사 상태의 서울은 시장 임기가 1년도 되지 않아 아마추어 초보시장, 1년짜리 인턴시장, 연습시장의 시행착오와 정책 실험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면서 "저에게는 다른 후보들이 갖지 못한 재선과 5년간의 ‘시정 경험’이라는 비장의 무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제가 여러분과 사회로부터 받은 수혜만큼 미력하나마 앞장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문제삼으며, 정권교체를 위해 서울을 살릴 것을 약속했다.
그는 "하룻밤 자고 나면 치솟는 집값으로 부동산 광풍이 불어 문재인 정부 3년 동안 서울의 아파트 중윗값이 52%나 폭등했고, 상승폭은 이명박, 박근혜정부 9년과 비교할 때 4배 이상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동산값 폭등으로 상위 20%와 하위 20%의 순자산 격차는 문정부가 들어선 2017년 100배에서 2020년 167배로 더 벌어져 빈부격차와 양극화의 골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깊어졌다"고 부연했다.
오 전 시장은 "이 준비되지 않은 무지무능한 문 정권의 실정과 실패가 피와 땀으로 일군 대한민국의 실패가 되게할 순 없다"먼서 "위기의 서울을 살리기 위해선 당선 다음 날부터 당장 시정을 진두지휘하며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경험 있는 노련한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7일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 전날인 17일까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입당 또는 합당하지 않으면 출마하겠다는 '반쪽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안 대표가 기한 내에 입당에 응하지 않자 출마를 결정했다.
오 전 시장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향후 정권교체의 초석이 될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 야권이 통합되면 불출마하고 그렇지 않으면 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제 사전 통합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성명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한 결단이었고 야권 분열의 가능성을 사전에 100%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이라 판단돼 행한 제안이었다"며 "그에 앞서 당원 동지 여러분과 저의 출마를 바라는 분들의 뜻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오 전 시장의 이번 출마는 10년 만의 재도전이다. 2011년 오 전 시자은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어 결국 중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