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ㆍ경기 침체ㆍ기후변화ㆍ인종 문제 대응이 핵심
취임식 앞두고 긴장 최고조
총·탄약 소지 남성, 의회의사당 앞 검문소서 체포되기도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이날 백악관 고위직 참모진 내정자들에게 발송한 메모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의 향후 계획을 전달했다.
메모에 담긴 주요 계획의 핵심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 기후변화, 인종 문제 등 4대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바이든은 취임식 첫날에만 12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해 이들 위기에 대해 신속하고 구체적으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입법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행정명령을 통해 시급한 사안들을 먼저 처리한다는 것이다.
클레인은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열흘 이내에 4가지 위기 대응을 비롯해 미국의 세계적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할 것”이라며 “단지 트럼프 행정부가 끼친 심각한 피해를 되돌리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 미국이 나아가기 위한 조치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첫날 행정명령과 관련해서는 “31일 전까지 학자금 대출 유예와 임차인 퇴출·압류 유예 연장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줄이기 위한 조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과 시민권을 포함한 이민법 개편, 마스크 100일 착용 캠페인 등이 첫날 바이든이 서명할 주요 행정명령이다.
취임 이튿날인 21일에는 코로나19 진단 검사 확대와 노동자 보호, 보건 기준 수립 등에 대한 행정명령 서명이 계획돼 있다. 22일에는 코로나19 피해를 본 가계를 위한 구제책 등이 기다리고 있다. 일자리 문제와 최저시급 인상 등에 대해서도 행정명령을 통해 취임 초기 다뤄질 전망이다.
클레인은 “당선인은 이러한 의제 성립에 의회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취임 첫날 최소 한 가지 법안을 제안할 것”이라며 의회와의 협력 또한 강조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등 바이든 당선인이 예고한 행정명령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그랬던 것처럼 바이든도 취임과 동시에 전임자 지우기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수도 워싱턴은 물론 각 주의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워싱턴에서는 2만5000명 주방위군 병력이 집결한 상태이며, 텍사스주와 켄터키는 각각 16일과 17일에 의사당 폐쇄를 결정했다. 오하이오는 주방위군 1000명을 투입해 의사당 보호 조치에 들어갔고, 뉴저지는 취임식 당일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했다. 미시간은 17일 예정된 집회에 대비해 의사당 주변에 1.8m 높이의 울타리를 설치했으며 캘리포니아는 아예 의사당 주변의 집회 허가를 취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전날 밤에는 한 남성이 미등록 권총과 탄약 500발을 소지한 채 연방의회 의사당 검문소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앞서 6일 벌어진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에도 미국 내 정치 분열은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CNN방송은 “시위대의 공격 이후 일부 의원들은 주방위군의 경호에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연방수사국(FBI)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취임식 전 50개 주의 의사당에서 무장 시위가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