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행정부서 재무부 차관보…도드-프랭크법 제정 참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통화감독청장에 마이클 바 전 재무부 차관보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바 전 차관보는 규제론자로 바이든 행정부가 대형 은행 규제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마이클 바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재무부 차관보를 지냈다.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월가 개혁을 위한 법안인 도드-프랭크 법안을 제정할 때 참여한 인물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볼커룰(미국 금융기관의 위험투자를 제한하고 대형화를 억제하기 위해 오바마 전 행정부가 만든 규제) 완화 등 각종 금융 규제를 완화하자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인터뷰에서 “지난 4년간의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되돌릴 필요가 있다”며 “금융소비자보호국(CFPB)을 재건하고 더 강력한 자본 및 유동성 규제를 통해 금융 시스템의 탄력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CFPB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신설한 기구로 금융규제와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임기 첫해 CFPB 폐지론자인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CFPB 수장으로 앉혔다.
통화감독청장은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을 관리하고 감독한다. 통화감독청장이 관리하는 은행은 약 1200곳이며 총자산 금액은 14조 달러(약 1경5385조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미국 은행 시스템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바 전 차관보가 청장직을 맡으면 CFPB 국장에 내정된 로힛 초프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발탁된 게리 겐슬러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과 함께 ‘월가 규제 3대장’이 완성된다.
초프라 CFPB 국장 내정자는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인사로 분류되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 CFPB 부국장을 지냈다. 겐슬러 SEC 내정자는 대표적인 월가 규제론자로 꼽힌다. CFTC 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도드-프랭크 법안을 만드는 데 일조했으며 각종 규제 도입에 찬성했던 전적이 있다.
한편 WSJ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메시 바라다란 캘리포니아대 법학 교수도 통화감독청장 후보로 고려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