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보다 0.1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주도한 건 재건축 아파트다. 일반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14%에서 이번 주 0.11%로 둔화할 동안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률은 0.10%에서 0.15%로 높아졌다. 지난해 8월 말 0.18%를 기록한 후 다섯 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아파트 시장 향방을 읽을 수 있는 선행지표로 사용된다. 일반 아파트보다 투자성 수요가 많아 시장 변화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최근 재건축 아파트 시장을 움직이는 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야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규제 완화 등 재건축 활성화 공약이 나오고 있어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압구정 신현대, 둔촌주공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아직 조합을 설립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에 2년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려 하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 이를 피할 수 있는 단지는 가격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아파트는 이달 전용면적 182㎡형이 57억5000만 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세웠다. 직전 최고가(43억5000만 원)보다 14억 원이 올랐다.
지역별로는 도봉구(0.24%)와 강동구(0.20%), 동대문구(0.18%) 순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다. 도봉구와 동대문구에선 세금 부담이 덜한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강동구에선 재건축을 추진 중인 둔촌주공아파트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경기ㆍ인천 지역에선 신도시 지역 아파트는 0.20%, 다른 시ㆍ군 아파트는 0.15% 값이 올랐다. 경인 지역에선 고양시 아파트값 상승률(일산신도시 0.51%ㆍ일산 외 지역 0.30%)이 가장 높았다. GTX A노선 창릉역 신설 등 교통 호재가 이어져 오고 있어서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일산은 지난해 12월부터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주일 전보다 0.19% 상승했다. 구로구(0.38%)와 강남구(0.33%), 송파구(0.28%)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여전히 매매 가격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지난주(0.19%)보다는 오름폭이 줄었다. 여 연구원은 "가격 부담이 커진 데다 겨울철 한파까지 겹치면서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둔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경기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신도시 지역에선 0.13%, 그 외 지역은 0.12% 올랐다. 파주시(0.26%)에서 전셋값이 가장 가파르게 올랐고 평택시(0.22%), 일산신도시(0.21%), 수원시(0.20%), 용인시(0.20%)가 그 뒤를 이었다.
여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매물이 부족하고, 봄 이사철 수요와 청약 대기수요가 전세 시장에 머물면서 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