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미·중 갈등에도 ‘중국 금융시장 낙관론’ 퍼져

입력 2021-01-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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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월가 투자자, 중국 성장에 기대”
지난해 CSI300지수 35% 상승…MSCI선진국지수 두 배 수준
블랙록 “향후 5년간 중국 A주 연평균 수익률 6.4%”

▲미국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환율 추이. 단위: 위안.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임기 내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고조시켰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물러나면서 중국 금융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피어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당장 미·중 갈등을 완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월가는 중국 금융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이 미국의 경쟁자이자 불공정 관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시각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은 분명히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라며 “중국 정부가 강제 기술 이전을 포함해 불공정한 기술적 이점을 제공하는 관행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 보이빈 블랙록 투자연구소장은 “중국과 미국의 전략적 경쟁은 여전히 남아 지속적인 역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월가의 투자자들은 중국의 성장이 많은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헤지펀드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는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서 금융 중심지로 떠올라 런던, 뉴욕과 함께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CI와 FTSE러셀은 중국 주식과 채권을 편입하며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전 미국 정부의 제재로 지난달 중국 3대 통신사가 MSCI에서 퇴출당하는 등 연말에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지난해 중국에 유입된 자본은 다른 국가들을 능가했다. 지난해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지수)는 35% 상승해 16% 상승한 MSCI선진국지수의 두 배 수준 상승폭을 기록했다.

보이빈 소장은 "중국 자산이 아직 외국 자본 비중이 적고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커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블랙록은 향후 5년 동안 중국 A주(본토증시)가 연평균 6.4%의 수익을 올릴 것이라며 미국 대형주 연평균 수익률 전망치인 4.1%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국채가 선진국보다 훨씬 높은 고정 금리를 제공하는 것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중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10%로 1%대인 미국이나 마이너스(-) 0.51% 수준인 독일보다 훨씬 높다.

중국의 위안화 강세는 장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이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넘게 뛰었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이 위안화 가치 상승 속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위안화 가치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고질적인 문제인 기업부채와 기업 지배 구조, 인구 고령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등은 위험 요소로 꼽힌다. 조지 매그너스 옥스퍼드대 차이나센터 연구원은 “중국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많이 있지만, 이는 이미 시장에 적용돼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월가는 중국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일반적으로 중국에 적대적인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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