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인프라코어 빈자리 연료전지ㆍ협동로봇ㆍ수소드론으로 채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그룹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인수되기 이전에 보유했던 두산기술원 지분을 두산밥캣에 넘긴 것이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친환경 연료전지ㆍ협동로봇ㆍ수소드론 등 미래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키운다.
25일 부동산ㆍ산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말 보유했던 두산기술원 지분 22%를 두산밥캣에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200억 원 중후반대로 알려졌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있는 두산기술원은 친환경 발전 등 두산의 핵심 기술들이 연구 및 개발되는 곳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분 매각은 예고된 절차였다. 두산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두산인프라코어를 시장에 내놓은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최대 주주인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지주ㆍ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과 매각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본계약은 이르면 이달에 진행될 예정이다.
두산기술원 지분 78%를 보유하고 있었던 두산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조치로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다른 두산 계열사보다 이미 많은 지분을 확보하고 있던 두산밥켓에 넘기는 것이 기술원 관리 및 운영에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의 이별이 가까워진 두산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금까지 그룹 핵심 캐시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는 두산밥캣이다. 두산밥캣의 소형 건설기계는 북미 지역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대기업의 주력 계열사들과 달리 두산밥캣의 한 해 영업이익은 5000억 원을 넘지 못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작년 영업이익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한 3676억 원이다.
두산은 그룹 재건을 위해 신사업을 강화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문홍성 밸류매니지먼트 부문장(사장)에게 신사업부문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그룹의 대표적인 전략통인 만큼 신사업 발굴에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계열사인 두산퓨얼셀은 친환경 연료전지 사업을 확대한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발전용 연료전지를 넘어 선박용 연료전지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작년 11월 글로벌 선사인 나빅8과 선박용 연료전지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해상풍력 등 친환경 사업을 강화한다.
협동로봇 사업을 하는 두산로보틱스는 제품군을 계속 늘린다.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선보인 H시리즈는 현존하는 협동로봇 중 가장 무거운 중량(25㎏)을 운반할 수 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은 수소드론을 활용한 물류배송 사업을 추진한다. 바닷바람을 견디며 선상에 이착륙하는 해양관제용 수소드론 등 신제품도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