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회복·코로나 확산으로 컨테이너 품귀 현상 발생
“최소 3개월간 지속할 듯”
중국발 컨테이너 부족으로 글로벌 운송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컨테이너를 새로 제작하지 못하는 데다 항공 운송이 줄어 해상 운송용 컨테이너가 귀한 몸이 된 탓이다.
24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운송 업체들은 컨테이너를 구하기 위해 몇 주씩 기다려야 하고, 웃돈까지 얹어줘야 한다.
마크 이거 레드우드로지스틱스 최고경영자(CEO)는 가격이 1200달러(약 132만 원)였던 컨테이너 현물 요금이 이제 6000달러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빈 컨테이너를 찾으려 공격적으로 움직인다”며 “미국에서 아시아로 가는 컨테이너 4개 중 3개는 비어있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 비용이 오르자 운송 비용도 같이 뛰었다. 공급망 리스크 관리 업체인 레질리언스36의 미르코 워이직 위기 관리 총괄은 “지난달 아시아에서 북유럽으로 가는 해상 운송의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264% 폭등했다”며 “아시아에서 미국 서부로 가는 노선은 전년 대비 145% 증가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컨테이너를 공격적으로 사들이자 독일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유럽 국가들도 컨테이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워이직 총괄은 “물류 업체들이 컨테이너가 생기면 바로 아시아로 보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컨테이너가 갑자기 귀한 몸이 된 데는 중국의 가파른 경제 회복과 코로나19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 이거 CEO는 “전 세계적으로 약 1억8000만 개의 컨테이너가 사용되지만, 잘못된 장소에 있다”며 “중국의 수출이 늘면서 (중국에) 컨테이너 하나가 들어오면 세 개가 나간다”고 밝혔다. 앨런 응 PWC 중국 ·홍콩 지부 물류 책임자는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와 규모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며 “갑작스러운 수출 회복은 컨테이너 용량을 거의 전부 투입해야 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 운송량이 줄어 해상 운송용 컨테이너 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항공화물 중 일부는 일반 여객기에 남는 화물칸을 이용해 배송되는데, 코로나19로 일반 여객기가 뜨지 않으면서 전체 운송량이 줄어든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은 일반적으로 항공 운송을 이용했지만, 이제는 해상 운송을 이용한다.
게다가 전 세계 공장이 봉쇄 조치에 돌입하면서 지난해 상반기 새 컨테이너 주문이 대부분 취소돼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컨테이너 업체들은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당분간 부족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상하이 국제 해운 연구소는 지난해 4분기 보고서에서 “컨테이너 부족 문제가 앞으로 3개월 이상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거 CEO는 “코로나19로 컨테이너를 만드는 데 필요한 원자재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제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자 상거래 이용자 수가 급증해 배송할 물품이 쌓인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스웨덴의 가구업체 이케아의 싱가포르 사업부는 “글로벌 운송 위기”라며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부족, 항구 혼잡, 선박 용량 제한, 특정 시장 폐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케아는 싱가포르에서 판매되는 8500개 제품 중 약 10%가 배송 지연의 영향을 받는다며 “계획된 판촉행사에 지장이 생긴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