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빈부 격차·사회적 불평등 해소에 도움"
기업들은 경영난 심화 울상
"130만 명 빈곤 탈출…그러나 같은 수의 실업자 발생"
26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보비 스콧 하원의원은 현행 7.25달러(약 8000원)인 연방정부 최저임금을 올해 9.5달러로 인상하고 2025년까지 15달러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점진적 임금인상법안을 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빈부 격차 확대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7.25달러 최저임금은 경제적, 도덕적으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019년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서 처리했다. 하지만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에서는 투표에 부쳐지지도 못했다. 미국의 최저임금은 2009년 이후 10년 넘게 동결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슈퍼 부양책’에 최저임금 인상안이 포함돼있고, 하원과 상원 다수당 지위를 모두 민주당이 차지한 만큼 이번에는 법안 처리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여론조사 결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의 득표율을 얻은 플로리다주에서도 15달러의 최저임금을 지지하는 비율이 60%를 넘는다며 당파와 관계없이 필요한 정책이라고 역설했다.
법안 통과를 위한 열쇠는 버니 샌더스 상원 예산위원장이 쥐고 있다. 상원에서 법안이 가결되려면 공화당 소속 의원 1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하지만 예산위원장은 60명의 찬성이 없더라도 단순 과반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샌더스 의원은 이미 공화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조정권을 행사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워싱턴D.C.를 포함해 31개 주는 연방정부보다 높은 기준을 설정해놓고 있다. 이 중 28개 주는 올해 안에 연방정부와 별도로 최저임금을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캘리포니아주와 플로리다, 뉴저지 등 7개 주는 15달러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주가 인상에 나섰지만, 아직도 연방정부가 정한 하한선만 받거나 그마저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많다. 미국 노동부 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39만2000명이 정확히 연방 최저임금을 받았다. 시급 근로자의 1.9%에 해당하는 160만 명은 연방 최저임금 이하의 돈을 받았다. 이는 법령 내 예외 및 면제 조항에 따른 것이라고 통계국은 설명했다.
반면 찬성 측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종과 성별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옹호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경제정책연구소(EPI)는 “최저임금 인상 법안이 통과되면 정책 혜택을 받을 근로자의 23%는 흑인·히스패닉 여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결과 최저임금 인상을 바라는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USA투데이와 입소스가 지난해 8월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의 72%가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2019년 수행한 연구에서 2025년까지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면 2700만 노동자의 소득이 증대되고 130만 명이 빈곤의 문턱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30만 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