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2000만명 분 접종 물량 확보할 것"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에서 89.3%의 효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도입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우리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5600만 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했고, 백신 수급의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해 추가로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의 계약을 추진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29일 "올해 상반기와 내년 이후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바백스 백신 2000만 명분의 구매 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노바백스 백신은 보관 및 유통(2~8℃)도 쉽고 다른 백신보다 유효기간이 1~3년으로 길어 상반기에 확보한다면 내년 접종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노바백스와의 백신 공급 물량 계약이 확정되는 대로 밝힌다는 계획이다
노바백스가 개발한 백신은 기술 이전을 통해 우리나라에 공급될 전망이다. 노바백스는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와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는데, 여기에서 한 단계 나아가 코로나19 백신의 항원 개발 기술을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기술을 토대로 안동의 백신 공장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 국내에 공급하게 된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단순히 고객사가 발주하는 물량을 생산ㆍ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원천 기술을 활용해 주도적으로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생산된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 브랜드로 국내에 공급된다.
앞서 로이터 등 외신은 노바백스가 영국에서 18~84세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89.3%의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예비조사결과를 전했다. 이번 임상시험 참여자의 27%가량은 65세 이상이었고, 노바백스는 이 시험 결과를 영국과 유럽연합(EU) 등 규제당국에 제출해 검토 받을 예정이다.
노바백스는 현재 영국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는 85.6%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에는 이보다 낮은 예방효과를 보였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에겐 60%의 백신 효과를 보였고, HIV 감염자를 포함하면 효력이 49%로 떨어졌다.
노바백스 백신은 항원 단백질을 합성해 면역증강제와 섞어 인체에 투여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합성항원 백신이다. 기존 인플루엔자, B형간염 등 백신 개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랫폼 기술 중 하나다.
한편 백신 접종을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와 국가출하승인을 거쳐야 한다. 식약처는 허가심사 기간을 180일에서 40일, 국가출하승인 기간을 2~3개월에서 20일 이내로 대폭 단축했다. 현재 정식 품목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뿐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4일부터 심사를 시작해 31일 자문단 회의를 거쳐 2월 중 허가된다. 화이자 백신은 25일부터 심사에 착수했다. 따라서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은 품목허가 전 특례수입 절차를 통해 접종에 사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