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상황 적극 모니터링 중”…주가 폭등 면밀 조사할 듯
개미들의 반란은 SNS 레딧에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주식정보 공유 토론방에서 시작됐다. 이곳을 중심으로 뭉친 개미 투자자들이 대거 매수에 나선 것이다.
아무리 집단으로 움직였다고 해도 거대한 자금력을 가진 헤지펀드들을 궁지로 몰아넣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시마 잇츠오 토시마&어소시에이트 대표는 이러한 일을 가능하게 한 비결이 바로 ‘옵션 활용’에 있다고 분석했다. 콜옵션과 SNS를 무기로 마치 비디오 게임을 하듯 헤지펀드와 대결했다는 것이다. 콜옵션이란 적은 밑천으로 어떤 한 주식을 특정 시점에 특정 주가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고객이 내는 것은 옵션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무배당 보험료뿐이다. 따라서 손실도 보험료의 범위로 한정된다.
개미 투자자들은 헤지펀드가 공매도 공세를 취하고 있던 종목의 콜옵션을 마구 사들였다. 현 주가를 크게 웃도는 주가를 살 권리 등은 실현 가능성이 낮아 싸게 살 수 있었다. 자택 대기로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는 초보 투자자도 충분히 살 수 있는 범위다.
문제는 이러한 투기 행위가 일상화하게 된다면 주식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당국도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SEC는 최근 성명을 통해 “투자자 보호와 효율적인 시장 관리를 위해 관련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며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재닛 옐런 재무장관을 비롯한 조 바이든 행정부 경제팀이 게임스톱 등 이상 주가 흐름을 보이는 주식들과 증시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규제 당국이 게임스톱 주식 폭등을 면밀하게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에서 여론을 주도해 특정 주식을 띄우는 행위를 사실상 주가 조작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집단행동을 현행법 위반으로 보기 애매하다는 견해다. 아울러 인터넷 게시물들이 시장을 조작하려는 불법적 계획의 일부라는 것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개미들에게 책임을 물어 규제하는 일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