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 멜론 등 음원 스트리밍에서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확대
음원,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오디오 서비스 시장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비대면 콘텐츠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활성화하면서 업체들이 발 빠르게 서비스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오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업체들이 영역 확장에 분주한 모습이다. 팟캐스트와 오디오북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발판 삼아 영토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에디슨 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의 팟캐스트 청취자는 월간 7300만 명으로 2013년 3200만 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2022년에는 월간 1억3200만 명이 팟캐스트를 이용할 전망이다. 오디오북 시장 역시 미국 오디오북 출판협회(APA)에 따르면 매년 2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확대에 발맞춰 업체들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T의 자회사인 플로는 음원에서 나아가 지난달 초부터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을 서비스하기로 했다. 기존 인기 팟캐스트에 더해 플로에서만 서비스하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 유통한다.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와 협업해 매주 10권의 오디오북도 제공한다.
카카오의 음원 플랫폼 멜론도 지난해 중순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테이션은 멜론 앱 내에서 인기 아티스트가 직접 선곡한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고 팬들과 소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스타DJ’에서 시작했다.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오디오북 녹음에 참여해 이를 콘텐츠화하는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음원 업체들의 이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 확장은 글로벌 팟캐스트·음원 서비스 1위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상륙과 무관치 않다. 스포티파이는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92개국 3억2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글로벌 1위 업체인 만큼 국내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기존 업체들의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강화는 그 일환이다.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는 지난달 초부터 이용자가 직접 오디오북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오디오북을 소비만 하는 것을 넘어 직접 생산에 참여하도록 하는 동시에 ‘보는 책’에서 ‘듣는 책’으로 시장을 넓힌 것이다. 밀리의 서재가 서비스하는 도서 중 오디오북 제작이 가능한 책을 골라 본인의 목소리로 읽고 편집하면 된다.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오디오북으로 수익도 낼 수 있다. 오디오북을 다른 사람이 재생할 때마다 제작한 사람에게 구독 수익이 발생하는데 한 명이 3분을 초과해 재생할 때마다 100원씩 적립된다.
개인 오디오 방송 플랫폼 스푼라디오는 멀티채널 네트워크(MCN) 콜랩 아시아와 손잡고 콘텐츠 저변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9월 콜랩 아시아와 협약을 맺은 스푼라디오는 코미디언, 뮤지션, 방송인 등의 참여로 콘텐츠 경쟁력을 키운다는 복안이다. 스푼라디오에서는 누구나 채널을 개설해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할 수 있고, DJ가 마음에 들면 청취자가 스푼을 쏘는 방식으로 금전적인 후원을 한다. 스푼라디오는 지난해 아이템 판매액이 전년 460억 원 대비 2배가량 늘어난 800억 원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역시 지난해 대비 2배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오디오 서비스 업체들의 서비스 확장 시도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12월 말 아마존은 미국 팟캐스트 제작 업체 원더리(Wondery)를 3억 달러(약 3292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아마존 뮤직에 팟캐스트 서비스를 추가해 제공하며 팟캐스트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청취자의 기호가 음악에서 팟캐스트 영역까지 커져 아마존의 서비스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트위터는 지난달 초 소셜 팟캐스팅 앱 ‘브레이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브레이커는 음성 피드와 팟캐스트 기반 SNS 서비스에 주력한 업체다. 이번 인수로 트위터가 음성 채팅을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트위터는 음성 기반 채팅 서비스 ‘트위터 스페이스’ 베타 테스트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