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선원 석방은 바이든 정부에 보내는 신호”

입력 2021-02-03 14:11수정 2021-02-0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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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ㆍ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 “숨은 뜻 있다”
전문가 “트럼프보다 바이든이 덜 예민...긴장 낮추려는 의도”

▲한국 국적 선박 ‘한국케미’가 1월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오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대수비대에 나포돼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 호르무즈/AP연합뉴스
이란 정부가 나포 한국 선박 선원들을 전격적으로 석방한 것을 두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대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선장과 선박을 잔류시킨 것 역시 한 번에 모든 것을 내어주지 않으려는 이란의 계산으로 보인다.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억류된 한국 선원들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지만, 곧바로 한국에 동결된 자국 자산을 풀어줄 것을 촉구했다.

선원들이 억류됐던 한 달 동안 이란 정부는 줄곧 동결 자금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공식 석상에서는 동결 자금 논의와 선박 나포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인질범은 우리 돈 70억 달러(약 7조6230억 원)를 인질로 잡은 한국 정부”라고 비난하는 등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선원 석방을 발표하면서도 대변인은 “한국과 이란의 외무 차관이 동결 자금과 관련해 통화를 했다"며 "한국 측은 최대한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고 재차 밝혔다.

이러한 행동에 대해 제재법 전문 로펌 아크리비스의 파하드 알바리 파트너 변호사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선원 석방은 자금 논의를 재개하거나 최소한 긴장 상태를 한 단계 낮추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란 문제에) 도널드 트럼프 전 정권보다 덜 예민한 바이든 정부가 향후 몇 주 혹은 몇 달 내로 제재를 해제하거나 중단한다고 해도 놀라울 것 없다”고 설명했다.

NYT 역시 “이란의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에 간접적인 신호를 보내려는 의도일 수 있다”며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급격하게 악화한 관계를 회복하려는 뜻”이라고 짚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2019년 7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영국 국적 유조선을 한차례 나포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이란의 행동에는 표면적 이유와 다른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당시 이란 측은 영국 선박이 자국 어선과 접촉 사고를 내서 나포했다고 밝혔지만, 이면에는 영국령 지브롤터가 이란 선박을 억류한 데 따른 맞대응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이란의 선원 석방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국 외교부는 선사 측과 잔류 인원에 대한 협의를 마치는 대로 선원들의 귀국 절차를 조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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