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 상위 10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대형차ㆍ전기동력차 인기 높아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자동차가 사상 처음으로 190만대를 넘어섰다. 한 해 동안의 자동차 산업은 '대형화, 전동화, 고급화'라는 3개 키워드로 정리됐다.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0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신규등록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190만5972대로 집계됐다. 신규등록 대수가 190만대를 넘어선 건 통계 집계 후 처음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내 여행 증가와 정부의 내수 부양책, 신차 효과 등으로 세계 10대 시장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늘었다.
차종별로는 대형차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세단은 소비성향의 고급화로 판매가 감소세이지만, 대형 차급의 인기로 전년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
경ㆍ소형 세단은 새로운 차종이 출시되지 않으며 판매가 전년 대비 14% 줄었고, 중형 세단도 단종된 모델이 늘어나며 판매가 4% 감소했다.
반면, 대형 세단은 기존의 고급차와 패밀리카 수요층을 흡수하며 18.9% 판매가 증가했다. 세단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SUV에서도 대형 차급의 판매만큼은 58.4% 증가하며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이와 달리 중형 이하 SUV는 판매가 2.6% 감소했다.
동력원별로는 전기동력차의 판매는 늘었지만, 경유차는 감소세를 지속했다.
하이브리드(HEV), 전기(EV), 수소전기(FCEV)를 아우르는 전기동력차는 전년 대비 57.6% 늘어난 22만5000대가 등록됐다. 전체 점유율은 11.8%다.
하이브리드 차종이 전기동력차 판매를 견인했다. 국산과 독일 브랜드의 마일드 HEV 출시 등에 힘입어 하이브리드는 전년 대비 66.5% 증가한 17만3000대가 등록되며 LPG 판매를 추월했다.
전기 승용차는 1만 대 넘게 팔린 테슬라의 인기 덕에 수입차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등록 대수가 증가했지만, 국산차는 신차효과 약화로 38.7% 감소했다. 총 등록된 전기 승용차는 3만1259대로 전년보다 6.2% 감소했다.
수소 전기차는 승용차가 38.3% 늘어난 5781대, 버스는 300% 늘어난 60대로 총 5841대가 신규등록됐다.
반면, 경유차는 전년 대비 10.5% 감소한 58만대가 등록되며 최근의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 팔린 대형 SUV의 70%를 경유차가 차지하는 등 차종과 크기에 따른 차별적 수요는 유지됐다.
휘발유차는 경유차 선호 하락에 따른 수요 이전으로 전년 대비 11.6% 증가한 95만대가 등록됐고, LPG 차는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택시, 렌터카 등 영업용 수요 위축으로 3.6% 감소했다.
자동차 1대당 평균판매금액이 9.2% 증가하는 등 고급화 경향도 뚜렷했다.
안전, 편의사양이 차급 전반에 적용되고 대형차가 많이 판매되며 지난해 대당 평균판매금액은 2019년 3290만 원에서 9.2% 증가한 3590만 원으로 늘었다.
국산차는 중형급 이하에서도 고급옵션 선택률이 높아지며 평균 판매금액이 2019년 2800만 원대에서 지난해 3000만 원대로 9.7% 높아졌다.
2019년 6000만 원대 수준이던 수입차 평균 판매액도 지난해 6300만 원대로 5.9% 증가했다. 3000~4000만 원대 수입차의 판매 비중은 2018년 40%에서 지난해 31.8%로 떨어진 반면, 5000만 원대 수입차의 비중은 18.9%에서 24.7%로 높아졌다.
지난해 전체 자동차 내수판매금액 규모는 68조4280억 원으로 2019년 59조 원에서 15.9%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인과 법인의 신차 구매는 모두 늘었지만, 개인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개인의 신차 구매는 코로나19로 자가용 보유심리에 영향을 주며 9.2% 늘었다.
수입차는 독일과 미국 브랜드의 판매가 집중됐고, 일본차는 판매 감소세가 심화했다. 독일계와 미국계는 각각 전체 수입차의 61.9%, 15.2%를 차지했고 일본계는 7%만을 차지하며 10년 전 수준으로 시장 규모가 위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