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ㆍ인터넷뉴스ㆍ포털도 여당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입력 2021-02-09 18:04수정 2021-02-0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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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ㆍ왜곡정보에 최대 3배 청구…언론중재법 개정안 등 이달 처리

"이해관계로 판단시 위헌 소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미디어 언론 상생TF 단장(가운데)이 9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9일 인터넷상의 허위·왜곡 정보에 대해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대상에 언론과 포털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결국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미디어·언론 상생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마친 뒤 “징벌적 손해배상에 언론과 포털이 다 포함된다는 대원칙하에서 입법을 진행하기로 했다”며 “2월 중점처리법안에 이런 원칙을 포함하고, 미진한 부분은 추후 신속히 입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TF 단장인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1차적으로 가짜뉴스가 가장 넘치는 유튜브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주요 타깃으로 하자는 것이었다”며 “기존 언론을 빼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털이 뉴스 공급의 70∼80% 이상인데, 가짜 뉴스를 포함해 돈벌이 수단의 쓰레기 기사까지도 게재된다”며 “이 같은 기사를 퇴출할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포털에 대한 관련 법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징벌적 손해배상은 악의성·고의성 등을 고려해 법원이 판단하는 것인데 과잉 처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내가 기자(생활) 21년을 했는데 과도한 침해가 결코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 법을 포함해 언론중재법과 정보통신망법, 형법 등 3개 법안·6개 개정안을 중점처리 법안으로 확정한 뒤,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가짜 뉴스를 새롭게 정의하고 처벌하는 방안은 숙려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향후 계속 논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에 이은 언론개혁은 결국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공적 사안에 대한 의혹 제기를 차단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IT 시민단체 오픈넷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언론민생법안’이라고 하지만 이 법안들이 보호하는 것은 결국 ‘언론 기사’의 주요 대상이 되는 정치적·사회적 권력자인 ‘공인’이나 ‘기업’들의 법익이 될 것”이라며 “한 명제를 ‘허위사실’, ‘가짜뉴스’로 주장하기는 매우 쉬워서 공인이나 기업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정보에 대해 고액의 배상금을 청구해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남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명박의 BBK 실소유주설을 주장한 정봉주 전 의원, 최태민-최순실 부녀와 박근혜의 유착 관계에 의혹을 제기했던 김해호 목사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위반 판결을 받고 처벌받았다”며 “당시 이 법안들이 시행됐다면 이들은 이명박, 박근혜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액도 지급해 경제적 빈곤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라며 “관련 기사와 게시물들도 모두 차단돼 이 사건들에 대한 검증, 단죄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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