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영 김 미국 하원의원, 위안부 역사 진실 수호 선봉에

입력 2021-02-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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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매춘부' 규정 하버드대 교수에 "역겹다"
2007년 하원 위안부 결의안 통과 숨은 공로자
캘리포니아주 교과서에 위안부 역사 반영도 적극 지원

▲한국계 영 김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최근 트위터를 통해 위안부를 ‘매춘부’로 규정하는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에 대해 ‘역겹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은 김 의원이 2018년 11월 6일 캘리포니아주 제39 선거구 후보 당시 로스앤젤레스(LA) 롤랜드하이츠에서 연설하고 있다. LA/AP뉴시스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한국계 상원의원이 미국 정치권에서 위안부 역사 진실을 수호하는 선봉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공화당 소속 영 김(한국명 김영옥·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마크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진실이 아니고, 사실을 오도할 뿐 아니라 역겹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위안부 여성이 계약을 맺었고, 금액 등 계약 조건을 자유롭게 협상했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집필했다. 해당 논문의 내용이 일본 극우 성향 일간지 산케이신문을 통해 먼저 공개됐고 이후 하버드대 한인 학생들을 비롯해 학계에서 비판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트위터에 자신이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왔다고 소개하며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신매매와 노예 피해자를 지원해야 한다. 이들의 인격을 손상하면 안 된다”며 “램지어 교수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14년 넘게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고 이에 대한 미국 정치계의 움직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2007년 하원 본회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 사죄와 보상을 촉구하는 결의안(H.R. 121)이 통과됐을 당시 숨은 공로자로 꼽힌다. 당시 김 의원은 친한파 에드 로이스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다.

민주당 소속이었던 마이클 혼다 전 의원이 발의한 위안부 결의안은 애초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했으나, 로이스 전 의원 등 공화당 중진들의 참여로 결국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김 의원은 결의안 초안 작성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4년 한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에도 위안부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시 한인 단체들은 일본군이 강제 동원한 위안부 역사를 캘리포니아주 공립고교 학생들에게 가르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주 하원 교육위원회 소속이었던 김 의원은 이들의 주장이 반영된 역사·사회과학 교과과정 지침 개정안이 2016년 만장일치로 승인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1962년 인천에서 태어난 김 의원은 1975년 가족들과 함께 괌으로 이주한 뒤 하와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의류사업으로 자수성가했다. 그는 하원 외교위원장을 역임한 공화당 중진 에드 로이스 전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21년간 근무하며 정치적 역량을 키웠으며, 2014~2016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을 역임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2년 전 패했던 민주당 현역 길 시스네로스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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