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은 경계해야
신한금융투자는 22일 보고서를 내놓고 과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던 사례를 고려했을 때 이번 금리 급등이 주식시장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안정 여부로 봤다.
최근 주식시장 화두는 금리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이하 시장 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쇼크로 2020년 8월 0.51%까지 폭락했으나 이내 바닥을 잡고 반등했다. 이후 6개월간 부양책, 백신 개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이슈가 금리 상승을 지지했다.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오던 시장 금리는 2월 16일에 1.3%까지 하루 만에 10bp(1bp=0.01%)가량 급등했다.
심원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상승이 주식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로 지난주 코스피는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시장 금리가 1.5%에 근접함에 따라 시장은 상반기 내 금리 2~3% 도달 가능성도 염두에 두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심 연구원은 “과거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지 않았다”면서 “다만 경계해야 할 변수는 금리의 단기간 급등인데 채권 가격의 급락(금리 급등)은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있었던 2013년 6월 19일 채권 시장은 당일 10년물 금리가 17bp 급등했다. 5월 2000포인트에 도달했던 코스피는 긴축 암시에 1700포인트대 후반까지 후퇴했으나 이내 반등했다.
2009년에는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 기대가 금리 속등을 유발했다. 2009년 8월 중에는 1주 만에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50bp가량 상승한 적도 있었다. 2009년으로만 기간을 한정하면 금리 급등 후 1주, 4주, 12주 뒤 코스피 평균 수익률은 2.06%, 2.98%, 10.61%로 주가가 올랐다는 설명이다.
심 연구원은 “과거 22번의 금리 급등 이후 코스피 1주 수익률은 11차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모든 경우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금리 급등 1주, 4주, 12주 후 각각 -0.02%, 1.07%, 4.09%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심 연구원은 “주목할 점은 코스피가 현재와 같이 경기 회복 국면 또는 기대 인플레이션, WTI, CESI가 동반 상승할 때는 그렇지 않을 때를 아웃퍼폼했다”고 말했다.
현재가 바로 경기 회복 국면이라고 설명한다. 통화정책 환경은 여전히 완화적(dovish)이고 연준과 정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은 통화, 재정 정책의 긴축 전환보다 정반대 정책 기조를 계속 강조하고 있어서다. 최근 금리 급등이 주식시장에 끼칠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심 연구원은 “백신 보급에다 미국을 중심으로 추가 부양책 시행에 따른 경기 과열 우려가 향후 '나쁜' 인플레의 발현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면서도 “아직은 금리의 절대 레벨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만큼 높지는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나쁜’ 인플레이션이란 비용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말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임금 인상 등 비용이 커지면 기업들은 원가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고, 이는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공급에서 시작되는 가격 상승을 시장은 나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2월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하면서 최근 ‘나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어 심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요한 변수는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안정 여부”라면서 “유가 상승 요인 이 단기에 그치고 정부와 중앙은행의 확장적ㆍ완화적 정책 시그널이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