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 탄소 중립 정책과 회원국들 탄소 감축 합의 영향
24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세계에서 배출권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유럽에서 탄소 배출권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60% 급등해 지난주 40유로(약 5만 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탄소 배출권 거래액은 사상 최대인 2290억 유로를 기록하며 2017년보다 5배 증가했다. 유럽이 전체 시장의 90%를 차지했는데, 약 10억 유로 규모의 배출량이 매일같이 거래됐으며 거래 범위도 선물옵션 거래 등으로 넓어졌다.
탄소 배출 거래는 2005년 출시된 후 한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탄소 배출권에 대한 장점이 크지 않아 가격이 형성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2019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탄소 국경세로 불리는 ‘유럽 그린딜’을 발표하고 탄소 중립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거래도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EU 회원국들이 탄소배출량 감소분을 확대하기로 합의하면서 거래 기대감이 커진 점 역시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EU는 감소 목표치를 종전 40%에서 2030년 55%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이는 배출권 공급을 줄이겠다는 의미로, 관련 소식에 배출권 가격도 급등했다. 이코노미스트는 가격 인상의 기대감에 일부 국가들이 선제적으로 배출권을 사들이기 시작한 점도 가격 상승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노스랜더어드바이저의 울프 에크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최근 투자자들이 탄소 배출 거래를 ESG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거래의 일환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자금이 탄소 시장에 더 많이 할당되고 있다”며 “탄소 배출 거래 제도의 출시 이후 세계 전력회사들의 배출량은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